중국 기업들의 콘텐츠 사업

중국 콘텐츠 산업은 업종을 뛰어넘는 협력과 투자, 통합이 이뤄지고 13억 명이 넘는 내수시장을 넘어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많은 변화와 혁신을 가져왔고 미래 시장에서도 가장 주목해야 할 우리의 경쟁자이자 파트너다.
세계 게임판도 흔드는 중국
중국의 리서치 전문기관인 이관즈쿠가 발표한 ‘중국 온라인 게임시장 예측 보고 2014’에 따르면, 2014년 중국 온라인 게임시장 규모는 222억 43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 성장했다. 중국의 온라인 게임시장은 몇 번의 고속 성장기를 거쳐 안정기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들어 새로운 온라인 게임 서비스는 줄었지만 질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화하고 있다. 2014년 중국 게임의 수출 중 모바일 게임이 42%, 온라인 게임은 31%, 클라이언트 게임은 27%를 차지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은 저자본으로 제작이 가능하고 플랫폼이 개방적인 장점이 있어 중국에서도 대량의 모바일 게임을 수출하고 있다. 2014년 중국 온라인 게임의 수출은 48억 9000만 위안으로 2013년 동기대비 39,2% 증가했다. 이미 세계적으로 가장 큰 수출국인 중국은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영향력이 크다. 주요 수출국은 대만, 홍콩, 동남아, 한국, 일본 등이다.
이처럼 게임 수출이 늘어난 것은 중국 내수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기업들은 영업수익을 극대화하고 게임의 생명주기를 늘리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많은 RPG 게임이 해외 플레이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데다 다년간의 해외영업을 통해 경험을 쌓은 중국 기업들은 해외 플레이어들에 대해 이해가 깊다. 중국 기업들은 마케팅과 판매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춤에 따라 판권 대리나 합작 등 의존적 운영방식에서 자회사 설립 같은 독립적인 운영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 게임의 발전은 안정적인 유통채널 확보를 위해 전문 게임 제작업체들이 인터넷 업체들과 손을 잡았고 바이두나 텐센트 같은 대형 인터넷 기업의 인수합병을 받아들인 것이 기폭제가 됐다.
인터넷 기업들의 승부처는 영상
최근 2년 동안 중국 대형 인터넷 기업의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영상산업 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를 계기로 플랫폼과 콘텐츠를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등 중국 영상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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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는 ‘바이두 문학’과 ‘바이두 게임’ 등에서 제공되는 지적재산권을 십분 활용해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대표 동영상 사이트인 아이치이와 PPS를 인수, 서비스의 범위를 넓혔고 이곳의 이용자를 다시 바이두 영화 사업으로 이끌고 있다. 또 자체제작 영화와 예고편을 아이치이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제공하고 광고에 의지하던 수익모델 역시 유료콘텐츠를 통해 다양화 하고 있다. 또한 산하의 이커머스 서비스와 GPS 지도 서비스 등을 이용해 더욱 정확하고 신속한 온라인 티켓판매를 하고 있다.
2013년 9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사업부를 설립하고 문화중국을 인수해 알리영화로 사명을 빠꾼 알리바바도 영화제작에 집중투자를 시작했다.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쿠투도우를 인수해 서비스를 확대했고 중국의 6개 온라인 티켓판매 사이트와 협력해 영화 유통을 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강점인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바탕으로 온라인 티켓 판매까지 하면서 ‘제작-유통-마케팅-티켓 판매’란 문화서비스의 종합적 루트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 영화 플랫폼의 문화상품 소비능력은 매우 커질 전망이다.
텐센트 역시 콘텐츠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영화사업의 핵심을 지적재산권 확보와 운영에 두고 텐센트 산하의 새롭고 참신한 문학과 게임, 애니메이션 발굴에 힘쓰고 있다. 중국영화인협회와 함께 청년감독포럼을 개최, 실력 있는 젊은 감독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쳇을 통해 영화 티켓을 판매하고 이커머스 업체인 따종디엔핑(大.点.)의 지분 20%를 확보,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다. 또 자체 동영상 사이트인 텅쉰동영상을 통해 영화 예고편과 프로그램을 배포하고 온라인 종합 쇼핑몰인 JD를 통해 영화 관련 기념품이나 파생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기업과 영상분야의 결합은 아직은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새로운 영상비즈니스 모델이 인터넷 기업의 장점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해 시너지 효과가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의 출현,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에 따라 영상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바뀌어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실험모델은 향후 중국내 영상산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상산업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최근 중국 영상산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부분이다. 콘텐츠산업의 특성상 OSMU(One Source Multi Use)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적재산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중국의 기업들은 특히 우수한 지적재산권을 상품화하고 다양화하는 방법을 매우 잘 파악하고 있으며 이 같은 사업모델이 앞으로 중국의 콘텐츠 산업 발전에 큰 이슈가 될 전망이다.

올 초 시즌2로 종영한 MBC의 ‘아빠 어디가’의 판권은 중국 후난위성에 팔렸다. 2013년 12월 중국판 아빠 어디가의 방영을 시작, 현재 시즌3을 방영 중이며 계속 높은 시청률과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프로그램을 위해 출연자들이 특별히 OST를 녹음, 중국 주요 음원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높은 순위를 유지했다. 또 시즌별로 모두 영화로 제작, 7억 위안이 넘는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열풍을 이어받은 한국 예능 프로그램은 SBS의 ‘런닝맨’이다. 중국 저장위성은 런닝맨의 판권을 사들여 ‘달려라 형제’란 이름으로 올해 2월부터 방영을 시작해 그야말로 대히트를 쳤다. 이어 7월에 시즌2를 방영했고 여전히 5%가 넘는 시청률로 인기를 증명했다. ‘달려라 형제’ 또한 영화로 제작돼 4억 위안이 넘는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 MBC ‘진짜 사나이’도 후난위성이 판권을 사들어 올 5월부터 방영, 6월 11일에는 게임으로 출시했다.
이렇듯 장르 구분 없이 우수한 지적재산이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음을 깨달은 중국의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해외 지적재산 구매에 나서고 있다. 또 구매한 지적재산을 방치하지 않고 끊임없이 개발하고 상품화하며 현지화 해 수익을 만들고 있다.
기존 중국 영상산업 분야의 대표 기업으로는 화이브라더스와 보나영화, 광선미디어가 있다. 이들은 영화의 제작에서부터 마케팅, 유통, 파생상품 제작까지 가치사슬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이러한 전문 영화기업은 해외에 유통사를 두고 중국영화가 세계 동시상영을 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사에 투자해 공동 제작하거나 할리우드 영화의 중국 유통 담당을 진행하는 것이다.
할리우드뿐만 아니라 한국 시장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해 10월 중국 화처미디어는 한국의 뉴엔터테인먼트에 3억 2300만 위안을 투자, 주식 15%를 차지하면서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앞으로 한국 영화뿐만 아니라 TV프로그램을 공동 제작하는 등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은 역사가 긴 만큼 자체 발굴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무궁무진하고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 7월에는 중국 국내 영화가 중국 전체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다. 특히 7월 16일 개봉한 ‘요괴소탕기’는 20억 위안이 넘는 티켓매출을 기록했고 중국 애니메이션인 ‘서유기: 영웅의 귀환’은 기존 애니메이션과는 차원이 다른 퀄리티로 8억 위안이 넘는 티켓매출을 보이고 있다. 13억 명의 탄탄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점차 해외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중국 콘텐츠산업의 해외 영향력이 미미해 보이지만 거대자본을 이용, 세계 여러 우수 기업들의 지분을 대량으로 확보해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메이드 인 아시아’ 모델 필요
2005년 9월 중국 후난TV를 통해 드라마 ‘대장금’이 방영된 후, 최근 한국 예능의 ‘런닝맨’이 중국판으로 제작돼 큰 히트를 치고 있다. 한국 콘텐츠가 산업으로서 진출한 지 꼭 10년이 되는 셈이다. 그동안 한국의 콘텐츠는 드라마, 게임, K-POP, 예능 등 다양한 장르와 방식(판권판매, 포맷판매, 공동제작 등)으로 중국에 진출했고, 그 영향력 또한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콘텐츠 산업도 비약적인 발전을 했고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미디어산업의 벨류 체인도 변화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의 콘텐츠 시장 진출과 비약적인 성공은 현재 중국 콘텐츠 시장의 위상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콘텐츠 기업은 현재 세계시장으로 도약 할 것인지 내수시장에 안주한 채 레드오션으로 갈 것인지 갈림길에 서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이 점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의 콘텐츠가 중국에서 환영을 받은 것은 우리가 산업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기획-제작-기술-마케팅의 경쟁력은 중국에서 가치를 인정받았고 중국 콘텐츠 기업과 공동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안겨줬다. 이 같은 방식은 그동안 우리가 중국에 진출하는 모델이었고 중국 기업도 한국 콘텐츠의 수입에만 치중해 왔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외국콘텐츠에 대한 규제 등을 통해 중국 콘텐츠 기업의 제작역량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을 해왔던 것이다. 최근 중국정부(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가 발표한 ‘외국영상물의 온라인 동영상 사전심의’, ‘예능프로그램 제한령’은 이같은 중국의 문화정책 방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외국 국가들이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의 10년은 지금까지의 한.중간의 교류 방식에 일대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어느 한편의 일방적인 진출이 아닌, 상호 강점을 살리는 방식의 상호 윈윈(WIN-WIN)의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메이드 인 아시아(Made in ASIA)’가 되어 한국과 중국기업이 함께 글로벌 콘텐츠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협력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다. 선한 자본과 선한 기업 간의 새로운 시장 창출을 통해 이제는 제대로 된 선순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글 김기헌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장
[본 기사는 테크엠(테크M) 2015년 9월호 기사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매거진과테크M 웹사이트(www.techm.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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