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vs 이세돌 누가 이길까]알파고 하루는 인간의 35.7년…이세돌 프로 심리전 안 통해

구글은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5단 수준이라고 말하지만, 프로 2단의 유럽 바둑 챔피언 판 후이와의 기보로 평가한 알파고 경기력은 7단 수준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9단인 이세돌 프로가 알파고보다 한 수 위일 것이다.
하지만 알파고는 판 후이 2단을 이긴 후에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판 후이와의 대결을 준비한 4주 간 알파고는 저작권 등의 문제로 프로들의 기보가 아닌 KGS(Kiseido Go Server) 서버에 공개된 아마추어나 컴퓨터와의 기보 데이터를 활용해 지도학습을 받았다. 또 스스로 수 천 번의 랜덤(무작위) 게임을 반복하며 실력을 키웠다. 이세돌 프로와의 게임을 앞두고선 이세돌 프로의 게임 패턴도 끊임없이 학습·분석하며 맞대결 전략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데다 알파고의 강점인 가치·정책 네트워크, 그리고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이 결합한 서치 알고리즘도 이전보다 더 진화했을 것이다.
이세돌 프로는 심리전에 강하다. 상대를 격동시켜 균형을 무너뜨리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인공지능에는 심리전이 통하지 않는다. 감정이 없으므로 흔들리지 않는다. 자지 않고 지치지 않으며,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다. 알파고는 오직 바둑만을 위한 존재다.
이들의 대국은 1국(3월 9일), 2국(10일), 3국(12일), 4국(13일), 5국(15일) 순으로 진행된다. 알파고는 판 후이와의 대결을 위해 4주간 100만 번의 대국을 벌였다. 바둑기사 1명이 1년에 1000번을 둔다면 거의 1000년의 시간을 4주로 압축한 것이다.
알파고의 하루는 인간의 약 13036일, 년 단위로 환산하면 무려 35.7년이다. 대국이 열리는 동안 알파고는 인간이 최소 70년 이상을 해야 하는 학습을 할 수 있다. 이세돌 프로의 실제 데이터를 가지고 말이다.
알파고의 뛰어난 학습능력과 무생물이라는 특징, 이는 알파고가 승리할 것이라는 쪽으로 기울게 하는 가장 커다란 이유이다.
한편, 다른 분들의 생각도 궁금했다. 그래서 인터넷 서베이 툴을 이용해 주변인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필자의 예상과는 달랐다. 이세돌 프로의 승리에는 72명, 알파고의 승리는 28명이 예측했다. 투표에 참여한 몇몇 분과 얘기를 해봤다. 이세돌 프로가 승리할 것으로 보는 이유로 "아직까지 알파고의 능력이 이세돌 프로를 앞서지 못했다"는 답이 많았다.
또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의 긍정적인 측면보다 미래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비관의 주체로써 논의가 많다 보니 막연하게 AI가 인간을 이기면 안 된다는 식의 생각으로 이세돌 프로의 편을 들어준 분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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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를 넘어 구글이 제안한 알파고와의 대결을 수용했다는 것만으로도 이세돌 프로는 존경스럽다. 이세돌 프로가 지더라도 창피해하거나 자존심 상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세기의 대결'을 용기 있게 수락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서 있음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인간공학을 전공했다. AI를 가진 시스템들이 인간들과 조화롭게 작동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평가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시스템이 아무리 똑똑하거나 바보같더라도 인간과 잘 조화를 이뤄야 편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고 시스템도 제 기능을 다 할 수 있다. 이번을 기회로 대결구조로 전개되는 듯 한 인간과 AI의 관계가 보다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길 바란다.
다음 번엔 인간과의 대결이 아니라 현재 AI 대표 주자인 IBM 슈퍼컴 왓슨(Watson)과의 빅매치도 꼭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