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출범, 엇갈린 ICT 업계…통신 '우려'·포털·게임 '기대'

'文정부' 출범, 엇갈린 ICT 업계…통신 '우려'·포털·게임 '기대'

이하늘 기자, 이해인 기자
2017.05.12 03:00

통신3사 '통신비 인하' 흐림 …게임·포털 '망중립성'·'규제완화' 맑음

문재인 정부가 10일 출범하면서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보수정당에 비해 ICT 산업에 우호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ICT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지원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반면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정부 주도 가계통신비 인하 및 재벌 및 대기업의 은행 지배를 규제하는 ‘은산분리’(산업 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 정책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일부 ICT 업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기본료 폐지’ 공약에 통신업계 초긴장…‘망중립성’도 부담=문재인 정부의 ICT 정책 행보에 가장 긴장하고 있는 곳은 통신 업계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월 1만1000원 가량의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를 비롯한 8대 통신비 인하 공약을 내놨다. “기업들이 요금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거친 표현도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후보들이 통신 인하 공약을 내세웠지만 문 대통령의 공약이 가장 강도가 높다”며 “어떤 방식이든 정부 주도의 인위적 가격 통제정책이 제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통 기본료 폐지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통신 3사의 적자전환이 불가피해지고 미래 선제투자 여력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절충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새 정부의 망중립성 정책 역시 통신업계와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유일하게 망중립성 지지 의사를밝혔다. 통신 업계는 네트워크보다 인터넷 기업들의 플랫폼 지배력이 절대적으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망중립성 정책은 글로벌 트렌드와도 맞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플랫폼까지 아우르는 시장 경쟁 정책이 절실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터넷기업, 커지는 기대감…창조경제 부분적 계승할 듯=통신을 제외한 ICT 업계는 대체적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에 기대감이 더 크다. 게임업계는 지난 9년 게임산업을 ‘사회악’으로 치부해온 보수정권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병헌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이 문재인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고, 웹젠 이사회 의장이었던 김병관 더민주 의원 역시 문 대통령의 측근이다. 이들은 향후 게임을 포함한 ICT 규제·진흥 정책의 근간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역시 게임산업을 포함한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약속했다. 온라인 결제 한도, 셧다운제 등 대표적 게임 규제정책 역시 정부가 직접 나서기 보다는 자율규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KT, 카카오 등 인터넷은행 관련 기업들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 대통령은 “금융 당국의 까다로운 인허가 과정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인터넷은행 업계가 주장해온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는 부정적이다. 문 대통령은 오히려 산업자본의 금융계열사 의결권 규제 강화를 천명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IT산업이 발전한 한국에서 유독 핀테크 산업은 불필요한 규제로 뒤처져 있다”며 “핀테크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에 새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초기 창업기업과 벤처 투자사들은 문재인 정부의 지원과 규제 완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청을 확대, 중소기업벤처부 신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1인 창업기업 등 스타트업 및 중소업체 지원은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창조경제 정책 가운데 창업 생태계 지원 부문도 무조건 폐기하기보다는 보완을 거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창조경제센터 보육기업 등 정부정책 지원을 받아온 스타트업 역시 자칫 정책적 연속성이 무너지면서 지원이 끊기는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CT 업계 한 인사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민주당에 뿌리를 둔 정당은 ICT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문 대통령이 당선된 만큼 공약 이행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ICT 산업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미흡한 부분은 수정하고, 더욱 강화해야 할 사안에 힘을 싣는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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