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드 배틀' 시스템 추가했지만 시공간상 제약…포켓몬 거래시스템도 빠져

AR(증강현실)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가 출시 1주년을 맞아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했으나 그 효과는 극히 미미하다는 평가다.
포켓몬 고 개발사 나이언틱 랩스는 지난달 20일 출시 1주년 기념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포켓몬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체육관에 게이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레이드 배틀’을 추가한 것이다. 전체 체육관에 무작위로 생성되는 레이드 배틀은 같은 팀 또는 친구들과 그룹을 지어 강력한 보스 포켓몬을 무찌르는 콘텐츠다. 희귀한 포켓몬을 얻을 수 있는 ‘스페셜 레이드 배틀’도 추가됐다. 나이언틱은 승리 보상으로 강력하거나 희귀한 포켓몬을 제공, 게이머들의 관심을 유도해 다시 한 번 전 세계적인 흥행을 노렸다.
하지만 정작 게이머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게임 인기가 사그라진 국가에서 반등에 실패했고, 장기 흥행 중인 미국과 영국, 독일 등에선 업데이트 이후 오히려 매출 순위가 떨어졌다. 포켓몬 고는 지난 1월 말 한국 출시 직후 양대 앱마켓 매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현재는 70위권에 머물러 있다. 게이머들이 이번 업데이트에 큰 기대를 걸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낙제에 가까운 성적표다.
포켓몬 고의 레이드 배틀은 상당수 게임에서 제공하는 ‘보스 레이드’와 유사하지만, 게이머들이 실제로 배틀이 열리는 시각에 해당 장소에 모여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게이머들의 오프라인 활동을 유도하겠다는 포켓몬 고의 가치관이 반영된 콘텐츠다. 하지만 시·공간상 제약 탓에 실제 게이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포켓몬 고에 메신저 기능도 없어 게임 내에서 같은 팀 또는 친구들에게 연락할 수도 없다. 홀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을 개발사가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게이머들이 기대했던 게이머 간 대결(PvP)과 포켓몬 거래 시스템은 업데이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쉽게 즐길 수 없는 레이드 배틀에 대한 게이머들의 실망감이 컸던 이유다. 단조로운 배틀 방식과 그래픽 역시 개선되지 않아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어려웠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이머들이 한날 한시에 오프라인 장소에 모여야 하는 레이드 배틀을 현실에서 즐기기엔 제약이 많다”며 “오히려 게임의 대중성을 해치는 콘텐츠로 게이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일 출시 1주년을 맞은 포켓몬 고는 AR와 LBS(위치 기반 서비스), 포켓몬 IP(지적재산권)를 앞세워 전 세계에서 다운로드 7억5000만건, 추정 매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돌파하는 등 큰 흥행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