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유니콘' 안보이는 韓...안랩 주가는 오늘도 널뛰기

'보안유니콘' 안보이는 韓...안랩 주가는 오늘도 널뛰기

차현아 기자
2022.03.26 16:00

[MT리포트-사이버 전쟁, ON AIR]④보안산업 '무한확장' 뒤쳐진 한국

[편집자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사이버 전쟁도 확전 양상이다. 일상을 마비시키는 사이버전은 재래식 전쟁에 못지않은 파급력을 보인다. 분단국이자 IT강국인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디지털서비스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정부 공공기관과 대기업, 개인 대상 탈취도 일상화됐다. 사이버 전쟁과 진화하는 해킹의 유형, 우리의 대응수준과 새 정부의 보안정책 방향을 짚어본다.
/상하이AP=뉴시스]
/상하이AP=뉴시스]

#. 최근 구글은 글로벌 사이버 보안기업 맨디언트를 인수했다. 인수대금 54억달러(약 6조6700억원)를 전량 현금 매입했는데, 구글의 역대 인수 건 중 2012년 모토로라 모빌리티 이후 두 번째 규모다. 맨디언트는 미국 공군 침해사고대응팀 출신이 설립한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 기술 보유 기업이다. 클라우드 사업을 키우는 구글에겐 빠르고 편리함, 그 이상의 안전성이 필요했다. 역대급 투자에 나선 배경이다.

25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사이버 보안 기업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뭉칫돈이 쏠린다. 클라우드와 IoT(사물인터넷) 기반 디지털 서비스가 늘어나는 만큼 취약점을 노린 사이버 위협도 전례없이 급증하면서, 핵심 보안기술 보유 기업에 대한 M&A(인수·합병) 또는 협업 움직임이 활발하다.

빅테크 주도로 급성장하는 글로벌 트렌드와 달리 한국의 보안 산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주요 보안 상품과 서비스가 '내수용' 딱지를 떼지 못해 매출 대부분이 국내에서 발생한다. 'K-보안기업'의 글로벌 진출과 더불어 사이버 보안산업을 국가 안보 관점에서 육성하는 정부 정책이 절실하다.

연평균 9.4% 커지는 글로벌 시장...韓 기업은 여전히 '내수용'

미국 시장조사기업 CB인사이트의 올해 1월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옛 페이스북) 등 빅테크의 사이버 보안기업 투자액 규모는 지난해 23억9700만달러(약 2조9200억원)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시장조사기업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사이버보안 시장도 2020년 기준 1319억 달러(약 160조원)에서 2024년 1887억 달러(약 230조원) 규모로 연 평균 9.4%씩 성장할 전망이다.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따라 각국 정부도 관련 산업 육성 전략을 짜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무한 프론티어법(Endless Frontier Act)'을 통해 집중 육성해야 할 10개 핵심기술을 선정하고 총 120억달러(약 14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는데, 이 중 하나가 사이버 보안이다. 미국(31개)에 이어 보안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신생기업)이 두 번째(7개)로 많은 이스라엘도 국가 안보 관점에서 사이버 보안 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의 세계 보안시장 점유율은 10%를 넘어선다.

이와 비교하면 한국의 보안산업 규모는 초라하다. 2020년 기준 국내 정보보호기업 수는 1283개로 2016년 대비 48% 늘었고, 정보보호시장 매출액은 11조원으로 매년 6% 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안랩을 제외하곤 마땅한 '보안 유니콘'이 없다. 안랩의 경우도 작년 매출이 잠정기준 2072억원으로, 글로벌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매출(2020년 기준 4억8100만달러, 약 5861억원)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 최근 시가총액은 안랩 1조4620억원, 크라우드스트라이크 377억달러(약 41조원)로 절대 열세다. 안랩의 주가는 사실상 안철수 창업자의 정치적 행보에 맞물려 널뛰기를 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대부분 시총이 1조원에 못미쳤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품 상당수가 내수 시장을 겨냥해 국내 기업 환경에 맞춰 개발된 구축형 제품이고, 보안기업들이 보유한 악성코드 데이터베이스도 대부분 국내에서 수집한 것들"이라며 "클라우드 기반으로 세계 어느 환경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백신과 방화벽 등 솔루션 중심의 정보보호 산업을 넘어, 보안 컨설팅과 사고대응, 포렌식 등 연구개발(R&D)까지 포괄해 국가 방위산업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디지털 정부를 구현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사이버 보안역량 강화는 필수"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차현아 기자

정보미디어과학부, 정치부를 거쳐 현재 산업2부에서 식품기업, 중소기업 등을 담당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 현장에서, 경제와 정책,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순간을 기사로 포착하고자 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