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30년 동안의 통신기술 발전 속도는 폭발적이었다. 1993년 무선통신은 무선호출기, 일명 '삐삐'를 통해 이뤄졌다. 그러나 2023년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초고화질 영상을 시청하고, 수십 명의 학생과 교사가 실시간으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무선통신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우리의 생활 방식까지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이처럼 네트워크는 디지털 시대 일상의 필수재이자 국가의 산업 발전이나 안보와도 직결되는 핵심 인프라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국가 전략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경쟁력을 확보하고 IT(정보기술) 강국의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세계가 '디지털 심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고, 날로 격화되는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은 네트워크 분야를 중심으로 확대·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과기정통부는 '뉴욕 구상'과 '대한민국 디지털전략' 이행을 뒷받침할 '차세대 네트워크 모범 국가 실현'을 목표로 기술 선도부터 기반 강화, 산업 성장에 이르는 네트워크의 종합적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K-네트워크 2030 전략'을 발표했다.
첫째, 기술 선도 측면에서는 6G 차세대 이동통신기술 개발을 위한 6253억원 규모의 연구개발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연구개발로 다져진 우리의 기술력을 2026년 시연 행사(6G 비전 페스트)를 통해 세계에 선보이고 6G 상용화를 선도하겠다는 목표이다. 통신서비스의 공간적 확장을 위한 위성통신 기술도 적시에 확보하고 미래 기술로 주목받는 양자통신 기술도 지속해서 고도화한다.
둘째, 네트워크 기술력을 실현하기 위한 네트워크 기반도 고도화한다. 인터넷 품질을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구내 통신망을 고도화하는 한편, 유·무선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백본망과 국제 트래픽 수용을 위한 해저케이블도 성능과 용량을 대폭 확대한다. 네트워크 관리 체계도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2030년 완전한 자동화·지능화를 달성한다.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 주기 재난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차세대 네트워크 보안기술을 확보한다.
셋째,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는 네트워크 시장 변화에 우리 기업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소프트웨어 역량이 취약한 네트워크 장비 업계를 위해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전문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네트워크 장비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오픈랜(개방형 무선접속망) 기술 확보와 상용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한다. 우리 기업이 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좁은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글로벌 네트워크 강소기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네트워크 강국의 자리를 지켜왔지만, 미래를 향한 레이스는 이제 시작이다. 글로벌 기술패권경쟁과 변화하는 네트워크 생태계에서 진정한 승자가 되기 위해선 민·관이 긴밀히 협력해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차세대 네트워크 모범 국가', 나아가 '글로벌 디지털 모범 국가'로 나아가는 길에서 'K-네트워크 2030 전략'은 중요한 이정표가 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