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빌리티 '액셀', 한국은 '브레이크'…자율주행 규제 '역주행'

글로벌 모빌리티 '액셀', 한국은 '브레이크'…자율주행 규제 '역주행'

김평화 기자
2026.03.11 14:58
(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1) 황기선 기자 =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이틀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거리에 아마존의 로보택시 '죽스(ZOOX)'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이 자율주행 택시는 운전자는 물론 스티어링휠과 페달, 계기반 등이 아예 없는 것이 특징이다. 2026.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1) 황기선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1) 황기선 기자 =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이틀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거리에 아마존의 로보택시 '죽스(ZOOX)'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이 자율주행 택시는 운전자는 물론 스티어링휠과 페달, 계기반 등이 아예 없는 것이 특징이다. 2026.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1) 황기선 기자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이 자율주행 시대를 겨냥해 플랫폼 인프라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량 호출 서비스로 출발한 기업들이 주차와 충전, 물류까지 통합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흐름이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규제 환경에 묶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Uber)는 최근 북미 주차 예약 플랫폼 스팟히어로(SpotHero)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스팟히어로는 미국과 캐나다 약 400개 도시에서 1만3000여개 주차장 네트워크를 연결한 플랫폼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우버 이용자는 앱에서 차량 호출, 목적지 주차 검색과 예약, 결제를 모두 처리할 수 있다.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인프라 확보 전략으로 풀이된다. 로보택시가 확산되면 차량이 대기하고 충전하며 관리되는 거점 확보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주차장과 충전시설이 사실상 자율주행 차량의 운영 기지 역할을 맡는다.

실제로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은 이동 인프라 전반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차량 호출과 음식 배달, 물류, 주차, 충전, 자율주행 차량 운영을 연결하는 이른바 '모빌리티 슈퍼앱' 모델이다. 우버뿐 아니라 중국의 디디추싱, 동남아의 그랩 등도 같은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자율주행 경쟁의 또 다른 핵심 인프라는 지도 데이터다. 자율주행 차량은 도로 차선과 교차로 구조, 건물 위치 등을 반영한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행 경로를 판단한다. 최근 구글의 한국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 이유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한국 지도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와 연계된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본다. 지도 서비스 경쟁을 넘어 자율주행 플랫폼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도 데이터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하기로 했다. 글로벌 사업자들이 국내에서 자율주행 서비스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한국에서는 자가용을 이용한 유상 운송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카풀은 출퇴근 시간대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되지만 플랫폼 기반 서비스는 사실상 운영이 어렵다. 카카오T 카풀 서비스는 2019년 중단됐고 차량 공유 플랫폼 풀러스도 사업을 정리했다.

2018년 등장한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도 규제 논쟁 끝에 사업 모델이 제한됐다. 2020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으로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면서 기사 포함 렌터카 서비스는 11~15인승 차량을 6시간 이상 대여하거나 공항·항만 이동에 사용하는 경우에만 허용됐다.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규제 논쟁이 반복됐다. 국내 기업들이 서비스 실험을 시도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앱 가입자는 3000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호출 수는 22억건 이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날리지소싱인텔리전스(Knowledge Sourcing Intelligence)에 따르면 한국 차량 호출(e-hailing) 시장 규모는 2025년 15억8100만달러(약 2조3200억원)로 추정되며 2030년에는 19억1400만달러(약 2조81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실험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일부 도시에서 시작된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가 점차 운행 범위를 넓히고 있다. 모빌리티 경쟁의 무게중심이 차량 기술에서 데이터와 플랫폼, 도시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경쟁은 단순한 교통 서비스 경쟁이 아니라 플랫폼 산업 경쟁"이라며 "데이터와 실제 서비스 실험 환경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와 정부의 규제 방향이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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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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