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에서 상용화한 CDMA

"일반 유선전화와 별 차이가 없을 만큼 감도가 깨끗하네요." 1996년 1월3일 오전 9시1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96,000원 ▲7,000 +7.87%)) 남인천영업소에서 가입한 세계 1호 CDMA 가입자의 첫 반응이었다.
9일 SKT에 따르면 설문 플랫폼 틸리언프로가 지난 2~3일 전국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통신 역사 인식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47.6%가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기술이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됐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특히 젊은 세대인 20대(25~29세)의 65.8%와 30대(30~39세)의 59.7%가 이같이 답했다.
CDMA는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고유 코드로 구분해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사용하면서도 간섭이 발생하지 않는 통신 기술이다. 2G(2세대) 핵심으로 꼽히는 기술로 1996년 4월12일 한국이동통신이 서울·수도권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9개월 만에 전국 단위 통신 인프라가 구축됐다.
통신 인프라는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성장의 토대가 됐다.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1998년 1000만명을 넘어섰고 1999년 9월에는 2103만명에 달하며 유선전화(2078만명)를 추월했다. 정보통신산업 부가가치 규모는 1996년 17조8000원에서 지난해 304조원으로 증가했다. GDP 대비 비중도 같은 기간 2.2%에서 13.1%로 확대됐다.

CDMA 도입 당시 2G 이동통신 표준은 TDMA(시분할 다중접속)였다. CDMA는 이론적으로 더 활용도가 높았지만, 기술 구현에 정교한 신호 처리 능력과 고성능 디지털 기술이 필요해 도입이 지연됐다. 정부는 한국이동통신을 비롯해 삼성전자(204,750원 ▼5,750 -2.73%), LG전자(118,000원 ▲1,300 +1.11%), ETRI 등과 민관 공동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국제전기전자공학협회(IEEE)는 이러한 성과를 높게 평가해 2024년 CDMA 상용화를 'IEEE 마일스톤'으로 지정했다. IEEE 마일스톤은 'ICT 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국제 인증으로 트랜지스터 발명, 인터넷 탄생 등이 등재돼있다.
이내찬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이동통신' 민영화와 CDMA 상용화로 통신산업에 경쟁 체제가 도입됐다고 평했다. 이 교수는 "CDMA 상용화는 민간 통신 시장 조성의 주춧돌 역할을 했다"며 "정부가 조성한 시장에 진입 기업이 생기는 경쟁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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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이었던 한국이동통신은 1994년 SK그룹에 인수되면서 민영화됐다. 이 민영화는 CDMA 상용화의 시발점으로 꼽힌다. 다만 틸리언프로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6%는 SK가 1992년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자진 반납한 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사실을 모른다(들어봤으나 잘 모른다 27.2%·전혀 모른다 38.4%)고 답했다. 특히 20·30대는 각각 75.2%, 68.6%가 모른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세계 최초 CDMA 상용화는 한국 ICT 도약의 출발점이 됐다"며 "AI 인프라 구축은 향후 30년간 한국 경쟁력을 좌우할 새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