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친환경 전환 좋지만… "재건축 수준 비용 발생"

데이터센터 친환경 전환 좋지만… "재건축 수준 비용 발생"

김평화 기자
2026.05.21 04:00

기존 공랭→ 수랭식 변환 애로
"장비 물론 인프라 전면 재설계"
정부 정책에 현장 우려 목소리

친환경 데이터센터 좋다지만/그래픽=윤선정
친환경 데이터센터 좋다지만/그래픽=윤선정

정부가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친환경·고효율 데이터센터 전환을 추진하지만 이미 운영 중인 기존 데이터센터를 바꾸는 데는 사실상 '재건축' 수준의 비용이 들어 정책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데이터센터는 설계단계부터 고효율 구조를 반영할 수 있지만 기존 시설은 구조 자체를 뜯어고쳐야 해 사업자의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20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정책을 확대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지난 3월 '2026년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산업 발전지원' 사업을 공고하며 'AI 시대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마련'을 사업취지로 제시했다.

기존 데이터센터의 현실은 정책방향과 다소 거리가 있다. 현재 국내 다수의 데이터센터는 공랭식 중심으로 설계됐다. 공기를 순환해서 서버의 열을 식히는 방식에 맞춰 전력설비와 랙배치, 공조동선을 짰다. 이를 수랭식이나 액침냉각 방식으로 전환하려면 냉각장비 교체뿐 아니라 배관, 전력인프라, 서버배치, 상면구조까지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

현재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라면 부담이 더 커진다. 고객의 장비이전과 서비스 안정성 확보문제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데이터센터업계 관계자는 "공랭식으로 지은 센터를 수랭식으로 바꾸는 것은 거의 새로 짓는 수준의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AI서버 확산은 이같은 부담을 더 키운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는 기존 범용서버보다 전력밀도와 발열이 훨씬 크다. 친환경·고효율 전환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현재 정부의 지원사업은 기존 데이터센터 구조를 바꾸는 비용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가 공지한 '2026년도 친환경·고효율 데이터센터 장비 및 SW(소프트웨어) 실증지원' 모집공고에 따르면 지원대상은 친환경·고효율 국산장비와 소프트웨어 실증이다. 배관공사, 전력설비 증설, 상면 재배치 등 실제 전환에 필요한 핵심비용은 빠졌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장비실증이나 신규 인프라 조성을 중심으로 설계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이해한다면서도 기존 센터와 신규 센터를 같은 기준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센터에 새로운 냉각방식을 적용하려면 정부의 예상보다 훨씬 큰 구조변경과 비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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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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