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근교부터 경북 김천까지
총 30명에 손편지·선물 전달
"오히려 가르침·위로 된 시간"
1985년 2월 서른여덟의 젊은 사업가였던 고영수씨(79)는 '포니2'에 카폰을 달았다. 설치비용까지 포함하면 포니2의 가격을 넘어설 정도로 카폰이 '귀한 물건'이던 시절이다. 주변의 부러운 시선을 뒤로한 채 가장 먼저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무나 다는 거 아닌데"라는 아이들의 들뜬 목소리에 어깨를 으쓱였다.
지난달 28일 서울 동작구에서 만난 고씨는 한국이동통신 시절부터 42년째 SK텔레콤(SKT)을 이용하는 장기가입자다. 최근 SKT로부터 '40년 이상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첫 카폰을 개통한 날을 점점이 되짚었다.

고씨는 "이동하면서 전화하다 보면 뚝뚝 끊기거나 지지직거려 실용성은 높지 않았다"며 "일종의 '폼'을 잡는, 그렇게 젊을 때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휴대전화번호 뒷자리 4개는 여전히 그대로지만 세상은 달라졌다. 그는 "예전 국제전화는 비싸고 복잡했는데 이제는 해외에 있는 자녀·손주와도 언제든 쉽게 전화할 수 있다"면서 "SKT가 주는 무료 로밍쿠폰을 요긴하게 쓴다"고 말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번호이동 건수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788만건으로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킹사고를 계기로 대규모 보조금을 앞세운 가입자 유치전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보조금을 좇아 2년마다 통신사를 갈아타는 것이 현명한 소비처럼 여기는 시대지만 고씨는 '신뢰와 익숙함'을 택했다.
SKT는 최근 고씨처럼 한결같은 신뢰를 보낸 전국의 장기가입자를 직접 만나러 다녔다. "고객의 신뢰회복을 넘어 관계를 더욱 두텁게 하겠다"는 정재헌 대표의 초심경영의 일환이다. KT와 LG유플러스가 1996~97년에야 이동통신사업을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40년 이상 초장기 고객은 SKT만의 자랑거리기도 하다.
서울 근교부터 경북 김천까지 총 30명을 만나 직접 쓴 손편지와 선물을 전달했다. 고객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 고객은 "선물을 탁송해도 고마울 텐데 먼 곳까지 직접 찾아와줘 감사했다"는 이메일도 보냈다.
임식 고객가치혁신실 CX기획팀 부장은 "처음에는 고객들이 만나줄지 걱정이 많았다. 막상 찾아뵈니 사업과 가정을 이끌며 쌓아온 조언을 많이 해줬다. 고객을 챙기러 갔다가 오히려 더 큰 가르침과 위로를 받고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