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개 이상 기업과 파트너, 글로벌 공급 협력자 굳히기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의 최근 한국 내 행보가 '파트너십 확대' 이상이라는 분석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반도체 공급망부터 AI(인공지능) 인프라, 콘텐츠, 물리 AI까지 기술력을 확보한 한국 기업들을 엔비디아 생태계로 강하게 결속하려는 작업이 본격화했다고 본다.
황 CEO는 지난 5일 방한해 국내 대기업 총수들은 물론 주요 게임업계 경영진과 빅테크(대형 IT기업), 통신사까지 다양한 기업을 만났다. 이 과정에서 물리 AI, 즉 피지컬 AI 활용방안도 논의했다.
황 CEO는 8일 SK 서린빌딩과 네이버(NAVER) 본사를 찾아 SK텔레콤(106,700원 ▲300 +0.28%)·네이버(NAVER(279,000원 ▲23,500 +9.2%))와 AI 팩토리에 대한 구상과 피지컬 AI 협력확대를 발표했다. 특히 양사와 AI 팩토리 구축계획을 공개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양사를 단순한 GPU(그래픽처리장치) 구매 고객사를 넘어 엔비디아의 AI서비스를 함께 발전시키고 공급·조달하는 파트너로 바라본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7일엔 서울의 한 PC방에서 크래프톤(244,500원 ▼13,000 -5.05%) 창업자 장병규 의장, 김택진 엔씨(NC(267,000원 ▼14,500 -5.15%)) 대표와 만나 피지컬 AI 협력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크래프톤과 엔씨는 물리 시뮬레이션 환경에 대한 기술을 축적했다는 점이 협력을 강화한 이유다. 로봇이 실제 공장에 투입되기 전에는 수억 건의 시뮬레이션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이때 사용되는 물리법칙 기반 가상환경이 게임엔진과 동일한 구조다.
업계에선 엔비디아가 국내에서 칩부터 AI DC(데이터센터)와 서비스, 소비자까지 사실상 AI 풀스택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풀이한다. 먼저 삼성전자(295,500원 ▼33,500 -10.18%)·SK하이닉스(1,911,000원 ▼159,000 -7.68%)와의 공고한 파트너십을 통해 AI반도체 핵심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SKT·네이버와는 그 위에 구축할 AI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주권 AI 플랫폼 관련 협업을 한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배터리 등 제조업 비중이 높아 AI가 공장과 로봇, 산업설비로 확산하면 가장 빠르게 성과를 낼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황 CEO의 협업발표에 대해 엔비디아가 한국을 AI반도체 수입국만이 아닌 AI서비스를 생산하고 수출하는 주요 거점으로 바라보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실제 엔비디아는 한국에 500개 이상 파트너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고 언급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GPU 구매고객이던 한국 기업들이 이제는 엔비디아 생태계에서 서비스를 만들고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파트너로 위상이 바뀌고 있다"며 "게임사 미팅과 네이버 AI 팩토리 발표는 엔비디아가 한국을 아시아 AI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