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에 담긴 치유와 나눔의 향기

커피 한잔에 담긴 치유와 나눔의 향기

유보라 이로운닷넷 에디터
2012.01.21 10:04

[이로운 상품 이야기]<6>동티모르 공정무역 사회적기업, 카페티모르

↑카페티모르 원두
↑카페티모르 원두

쓴 맛, 단 맛, 신 맛. 김흥식 카페티모르 로스팅실장(52)의 커피 한 잔에는 이 모든 맛이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수줍은 미소 속에 녹록치 않은 삶의 내공이 느껴지는 그는 15살 때부터 의류 공장에서 일했다. 일주일에 열흘을 일했다. 야근이 많아서 잠을 못자고 일했기 때문이다.그가 들려준 당시의 이야기는 시골 청년 전태일이 야근에 지친 몸으로 노동법을 공부하게 만들었던 1970~80년대 의류 공장 노동자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잠도 못 자고 일해도 손에는 남는 것도 없이 구타에 시달렸다. 그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15년 동안 하루에 적게 마실 때는 2병 많이 마실 때는 5병씩 빠지지 않고 마셨다. 종교에 마음을 연 후, 술을 끊겠다는 결심을 했지만 술을 끊는 과정은 말 그대로 죽는 것처럼 힘들었다.

혼자서는 힘들어 찾아간 곳이 한국 음주문화 연구센터. 알콜 중독자들이 함께 모여 심리치료, 요가, 토론으로 마음을 여는 방법을 배우고 직업교육과 실습을 통해 생활을 건강하게 꾸려나가는 능력을 키우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그는 커피를 ’발견’했다. 알콜 중독자의 직업 훈련 실습을 위한 센터 카페에서 일하면서 커피의 맛을 알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커피를 내리는 일만 했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로스팅까지 제대로 배워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0년 7월 뜨겁던 여름, 그는 입사 원서를 들고 서울 문래동에 자리 잡은 카페티모르로 찾아갔다. 알콜중독과의 오랜 싸움으로 사회에서 멀어졌던 그가 이곳을 선택한 건 커피 로스팅부터 제대로 커피를 배우고 싶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그는 ‘원없이’ 최상의 동티모르 원두를 로스팅해 볼 수 있었다. 로스팅 기법을 전수 받고도 온도와 습도를 체크하고 메모하면서 매일 연구했다. 커피가 마음처럼 맛이 나지 않을 때는 내일은 어떻게 로스팅을 해볼까하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런 식으로 개발한 맛과 향은 카페티모르에 고정 팬을 만들어줬다.

이런 일화를 들려주는 그의 얼굴은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와 햇빛 아래에 서 있는 사람처럼 환했다. 현재 그는 카페티모르의 로스팅 실장으로, 제품 경쟁력의 핵심인 커피 향과 맛을 만들어내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 공부할 겁니다. 동티모르의 농부들이 유기농으로 키워서 일일이 손으로 딴 원두의 맛을 제대로 살리고 싶어요. "

카페티모르는 동티모르 원두를 공정무역으로 들여와 동티모르 농민들에겐 안정적인 수입을, 국내 취약계층에겐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사회적기업이다. 전국YMCA연맹의 한 사업부로 운영되다가 올해엔 별도 법인으로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 조여호 카페티모르 대표는 "고객께 공정무역의 가치는 기본이고, ‘최고의 경험'을 드리는 커피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카페티모르는 동티모르 야생의 자연이 그대로 담긴 원두의 맛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카부라키 마운틴 드립백'을 출시했다. 머그컵 하나만 있어도 손으로 내려마시는 핸드드립 식 커피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제품이다. 치유와 나눔의 향기를 담은 남다른 커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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