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가방 끈 긴 의사들, 얼마 벌고 싶길래

[기자수첩]가방 끈 긴 의사들, 얼마 벌고 싶길래

김명룡 기자
2014.01.27 09:15

"원격의료 허용이나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이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도입처럼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아니잖아요? 결국 수가(진료를 받고 건강보험공단·환자들이 병원에 지급하는 비용)를 올려달라는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을 빌미로 파업을 한다면 국민들이 의사들을 돌아설 겁니다."

서울 강남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A원장은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고 있는 병원 집단휴진에 의사들이 얼마나 참여할지 의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의사들의 대표단체인 의협은 수가 인상을 요구하며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3월3일까지 협상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집단휴진에 들어가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다.

의협은 의사들이 원가 이하로 진료를 하고 있는 만큼 이를 현실화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야 국민들이 제대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의사들의 적정연봉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지만 노환규 의협 회장은 "전문의의 평균 연봉으로 9200만원은 적다"며 "현 수가는 원가의 70%에 불과하다"고 수차례 밝혀 왔다.

현재 우리나라 의사들의 연봉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한 기관 조사에 다르면 국내 759개 직업 중 '고액 연봉 직업 베스트 20위' 중 의사들의 비중이 진료과목별로 절반을 차지했다.

그런데도 의사들이 진료거부 카드를 꺼낸 것을 보면 현재 연봉에 성이 차지 않은 모양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전교 1·2등을 다투다 어렵게 의대에 들어가서, 의사고시 합격하고, 인턴· 레지던트 마치는데 모두 10년을 넘게 고생했으니 남들보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벌어야겠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어떤 직업도 자신이 대학시절 기대한 연봉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독점적인 면허를 보유한 의사들은 그나마 자신의 기대에 가까운 대우를 받아 왔다. 하지만 의사는 단순한 직업인이 아니다. 의사가 되면 진료를 독점하는 대신 국가는 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도 동시에 갖게 된다.

의사들의 진료권은 독점적으로 돈을 벌라고 준 것이 아니다. 환자들이 제대로된 치료를 받도록 한다는 전제로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의사들이 원가 이하로 일하는 '약자'를 자처하며,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진료 거부를 운운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다. 아무리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환자들은 끌어들이지는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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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룡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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