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증명해야 할 것

[기자수첩]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증명해야 할 것

안정준 기자
2015.08.11 03:07

"의료계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로운 상황일 것입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17년 만에 의사 출신 장관 내정자가 나왔지만 우군으로 기대했던 대한의사협회와 병원협회는 환영 성명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정 내정자가 의료계가 반대하는 원격의료 서비스를 추진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정 내정자가 다양한 복지 현안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내정된 날부터 제기됐다. 최근에는 논문표절 시비까지 불거졌다. 이런 상황에서 믿었던 '우군'의 외면은 청문회를 앞둔 정 내정자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우호 세력을 하나라도 더 모아야 할 시점에 의료계 반발부터 산 모양새다.

당장 생각할 수 있는 카드는 의료인으로서 전문성을 강조하는 '정공법'일 것이다. '메르스 사태'를 정리해야 할 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배경이 여기 있기 때문이다. 감염병 관리 및 통제에 의료 전문성을 갖춘 본인이 적임자라는 점을 내세우는 것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의료인으로서 정 내정자 경력의 가장 큰 부분은 '원격의료'와 관련돼 있다. IT(정보통신)시스템을 도입해 원격의료체계를 구축한 것은 분당서울대병원장 시절 최대업적이다. 원격의료 특허까지 등록할 정도다.

하지만, 정 내정자가 의료전문을 강조할 수록 '원격의료 신봉자' 이미지가 켜져 '갈등 유발자' 이미지를 키울 수 있다. '친정'인 의료계 조차 끌어안지 못하는 인물이라는 이미지가 확대되는 것은 치명적이다. 당장 메르스 후속 감염병 방역 체계 강화에도 부적합한 인물로 보일 수 있다. 방역 체계 강화는 의료계와 공조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또 복지정책 비전문가인 그가 전문가들을 이끌고 다양한 갈등을 조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

결국 역설적으로 의료 전문가 이미지를 버리는 것이 주효할 수 있다. 다만 그가 의료인으로 활동하는 동안 의료계에 복잡하게 얽힌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절해 나간 부분을 청문회에서 증명해야 한다.

다양한 이해관계 조율이야말로 장관의 핵심 역할이다. 국민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부분도 그가 이 자리에 어울리는 인물일지이며, 증명은 정 내정자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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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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