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째 홈페이지 서비스 신청도 불가…먹통된 메일 서버에 고객사 문의 쇄도
서정선 회장 "복합적 원인에 차질 장기화…외부 소행 가능성도 확인 중"
보안 민감한 서비스 전산 장애에 '국내 1위·세계 5위' 경쟁력 신뢰도 타격 불가피

국내 1위 유전체 분석 서비스 업체 마크로젠(17,150원 ▲200 +1.18%)이 전산 시스템 장애에 홈페이지 접속 수일째 불가능해지면서, 일부 서비스 제공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1위·글로벌 5위 경쟁력을 보유한 마크로젠의 기업 신뢰도 타격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14일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서버 안정성 강화를 위해 교체하던 과정에서 복합적인 원인으로 서버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맞다"며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외부에서의 소행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해 전반적으로 홈페이지 접속 등을 중단하고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1997년 설립된 마크로젠은 서정선 서울대 의대교수가 창업한 기업이다.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중심으로 올리고 합성과 유전자 편집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 중이다. 특히 유전제 분석 서비스는 지난해 기준 1292억원 수준의 회사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핵심사업이다. 회사는 전세계 5위 수준의 유전자 정보분석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는 유전자분석 장비와 바이오인포매틱스 기술, 다년간 축적된 분석경험을 바탕으로 정부 주도의 유전체 사업 등에 참여하고 있다. 전 세계 153여개국 1만8000여고객이 마크로젠의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고객군은 세계 유수 대학 및 연구소, 개인 연구자 등 다양하다.
유전체 분석 서비스는 유전체 검사만으로 개인의 질병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거나 치료에 활용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한다. 큰 틀에서는 국가 내 인구집단에서 일어난 사회적 현상에 대한 유전적 결과를 파악 가능하다. 서비스 제공은 고객의 분석 요청이 오면 서버나 하드디스크를 통해 공유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개인 고객의 경우 정보의 양이 한정적인 만큼 책자 등의 인쇄물을 통해 제공되기도 하지만, 정부나 연구기관 등 규모가 있는 경우엔 앞선 방법이 주를 이룰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분석 정확도 만큼이나 보안과 전산 안정성도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개인 유전체 정보를 다룬다는 점에서 해당 요소는 특히 중요하다.
특히 마크로젠의 경우 업계에서 유일하게 홈페이지를 통해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경쟁업체들 역시 이를 벤치마킹해 유사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을만큼 접근성 높은 시스템로 꼽힌다. 하지만 홈페이지가 마비된 만큼 해당 서비스 신청도 불가능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외부 도메인이 아닌 자체 메일 서버를 사용 중인 마크로젠 측에 이메일로 접촉이 불가능한 점에 대해 고객사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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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유전체 정보를 다루는 기업인 만큼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다만, 이번 사태와 고객 정보 보안에 미칠 가능성은 없다는 설명이다. 서정선 회장은 "유전체 정보 등의 개인정보는 완전히 분리해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당초 단기간 내 정상화를 점쳤던 마크로젠 측은 예상 밖 지연에 모든 가능성을 열고 완벽한 안정화에 무게를 싣는다는 방침이다. 가능한 주중,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최대한 빠르게 정상화 하기 위해 전산부서 및 유관 임직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객 분들께는 불편을 드리는 점 매우 송구하며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안내를 드렸다"고 말했다.
유전체 분석은 개인형 맞춤 서비스가 가능해 전세계 의료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함에 따라 특히 주목받고 있는 서비스다. 글로벌 유전체 분석시장은 지난 2020년 81억3400만달러에서 오는 2025년 227억170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유망 시장 내 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로서 업계를 선도해 온 마크로젠이었던 만큼, 이번 업무 차질에 일정 수준의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게 되는 유전체 분석 기업들의 경우 서버 보안과 전산망 안정성이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에 관련 기술과 인력 확보에 특히 민감하다. 전산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정도 내에 해결되는 만큼 마크로젠의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국내 1위는 물론 글로벌에서 선도업체로 꼽히는 기업의 전산망 장애가 장기간 지속된 점은 기업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