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렬의 신의료인]

임신 중 당뇨병이 처음으로 발견되거나 진단되는 경우를 '임신성 당뇨'라 한다. 고령 임신과 비만 인구의 증가로 임신성 당뇨의 발병률은 해마다 1~2%씩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한국모자보건학회에 따르면 국내 임신성 당뇨병 유병률은 2017년 15.8%에서 2021년 18.2%로 껑충 뛰었다. 특히 40대 이상은 5명 중 1명(22.5%)이 임신성 당뇨병 진단을 받는 것으로 보고된다.
임신성 당뇨병은 엄마와 태아 모두에게 위협적이다. 거대아, 신생아저혈당증, 제왕절개 확률이 높아질 뿐 아니라 출산 후 엄마가 당뇨병에 걸리거나 아이가 어린 나이에 비만·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에 걸릴 위험도 크다. 진단 후에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실천하고 이래도 공복 혈당이 95㎎/㎗를 초과하거나 식후 2시간 혈당이 120㎎/㎗를 넘으면 인슐린 등 약물치료를 고려하는데, 이때 임산부는 임신과 관련한 산부인과와 당뇨병을 주로 보는 내분비내과 중 어느 진료과에서 치료받는 게 효과적일지 고민일 수 있다.
이에 최근 경북대 의대 산부인과교실 연구팀(김혜민·차현화·성원준)은 2017~2022년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임신성 당뇨병 진단을 받은 76명을 각각 산부인과(산과)와 내분비내과에서 치료받은 그룹으로 구분해 임신·출산 결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인슐린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혈당 조절이 어려운 산모만 대상으로 산과 의사에게 치료받은 50명, 내분비내과 의사의 처치를 받은 26명의 치료 결과를 분석한 것.
20일 연구팀에 따르면 결론적으로 두 진료과 그룹은 제왕절개율, 거대아(출생 시 체중이 4㎏ 이상) 비율, 저혈당, 산소 치료 빈도 등 임신·출산 결과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임신 37주 이전에 조산한 산모만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는 출생체중이 내분비내과(평균 3.71㎏)가 산과(평균 2.66㎏)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연구팀은 "내분비내과로 의뢰된 임산부는 혈당 조절이 잘 안되고 부당 중량 아(체중이 많이 나가는 아이)가 의심돼 이른 분만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라며 "급증하는 유병률을 고려할 때 진단이 쉽고, 태아의 성장을 고려할 수 있는 산과 의사가 일차적인 인슐린 치료를 담당하고 혈당 조절이 잘 안되는 경우 내분비 내과에 의뢰하는 것이 환자 편의성과 치료 순응도를 높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모자보건학회지 7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