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사망 인과성 인정, 화이자 10건·모더나 7건 등
"화이자 백신 접종 건수가 가장 많기 때문"
정부, 백신 접종 사망 사례 지원안 확대
전문가 "그럼에도 백신 접종 이득 더 커"

코로나19(COVID-19) 예방접종 후 '사망 인과성'을 인정받은 18명이 무슨 백신을 맞았는지가 본지 취재로 확인됐다. 사망 인과성 인정 18건 중에서 화이자 백신이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모더나가 7건으로 뒤를 이었다. 부검 후 사인불명 사망자 56명 중에서도 화이자 백신 접종자가 30명으로 가장 많았다.
백신별 이상반응 신고 건수는 정기적으로 공개됐지만 사망 인과성이 인정된 피해자의 접종력은 알려지지 않았다. 정부는 화이자 백신 접종 건수가 가장 많기에 사망 인과성 인정 사례도 과반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건수가 1억3600만여건에 이르는데 인과성 인정건수가 18건에 불과해 통계적으론 유의미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20일 머니투데이가 이종성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예방접종 피해보상지원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사망 인과성을 인정받은 피해 사례는 총 18건이다. 이 중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 사례가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모더나 백신 접종 후 사망 인과성을 인정받은 사례가 7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1건이었다. 얀센과 노바백스 백신 접종에서는 사망 인과성 인정 사례가 없었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홈페이지에는 약 1달 간격으로 접종 후 이상사례 보고서가 올라온다. 해당 보고서는 백신별로 부작용 신고 건수가 얼마나 많은지 밝힌다. 하지만 사망 인과성 인정 사례 등의 백신 접종력은 공개되지 않는다.
백신 접종 후 사망의 인과성이 인정되는 기준은 3가지다. △어떤 다른 이유보다도 백신 접종에 의한 것(명백성) △접종 후 사망까지 시간적 개연성이 있는 것(개연성) △사망이 다른 이유보다는 예방접종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가능성)이다.
18건 사망 사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피해자 죽음의 명백한 원인이 되거나, 개연성이 있거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사망 인과성을 인정받으면 일시 보상금으로 4억8000만원을 지급받는다.
접종 후 사망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의심이 되거나, 부검 후 사인불명인 사례 건수도 공개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사망의 '관련성 의심질환' 사례는 총 9건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5건으로 가장 많았다. 모더나 백신이 2건으로 뒤를 이었다. 화이자와 얀센 백신이 각 1건이었다. 노바백스는 사례가 없었다.
관련성 의심질환은 예방접종 후 사망 시기가 시간상으로 개연성이 있으나 백신으로 인한 것인지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사례를 뜻한다. 사망 '위로금' 1억원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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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 후 사인불명' 사례는 56건이다. 화이자 백신 접종 사례가 3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16건이다. 모더나 백신이 9건, 얀센 백신이 1건을 기록했다. 노바백스 백신은 사례가 없었다.
부검 후 사인불명은 사망 원인이 명확히 백신이 아닌 경우다. 예방접종이 사망을 유발한 건 아니지만 정부는 위로금 차원에서 1000만원을 지급한다. 앞으로 이 금액을 3000만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정부는 전체 예방접종 건수에서 화이자 백신의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사망 인과성 인정 사례도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예방접종 건수는 1억3629만1582건이다. 이 중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 건수가 8607만8022건으로 약 63%를 차지했다.
화이자 다음으로는 모더나 백신 접종 건수가 2727만7840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접종 건수에서 약 20%를 차지한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2041만3740건 △얀센 154만7695건 △노바백스 97만4285건 순이다.
예방접종 피해보상지원센터 관계자는 "보통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많이 접종하시고, 당연히 피해 보상 신청과 보상 사례도 많을 수밖에 없다"며 "백신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피해 보상 현황을 백신별로 관리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6일 당정협의회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사망 사례의 지원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부검 후 사인불명 위로금 지급 기준은 접종 후 '42일' 이내 사망이 '90일'로 넓어진다. '예방접종 후 3일 이내 사망' 등 사례도 다각적으로 검토해 피해를 보상하기로 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예방접종 후 사망 인과성 인정 사례가 백신 불신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경계한다. 소수의 안타까운 사망 사례에도 불구하고 감염병 대유행 시국에서는 백신 접종의 이득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제로 백신 접종을 시행하지 않았을 때의 고위험군 사망을 고려하면, 접종의 이득이 월등하다"며 "백신 접종에 대한 무리하거나 근거 없는 주장은 장기적으로 우리나라가 신종 감염병에 대응할 때 절대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은 단기 부작용만 보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어느 정도 데이터로 입증됐다"면서도 "장기 안전성 측면에서는 아직 데이터가 쌓이지 않았다. '위험하다'는 건 아니지만 자료가 없어 근거를 제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