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를 맞은 후 눌러야 할까요, 문질러야 할까요?
주사는 근육에 맞는 근육주사, 혈관에 맞는 혈관주사, 피하 지방층에 맞는 피하주사로 나뉩니다. '엉덩이'에 맞는 근육주사는 주로 진통제나 소염제 계열인데요. 대부분 근육에서 골고루 퍼지는 게 유리한 주사제로 나옵니다. 따라서 엉덩이 근육에 주사한 후 가볍게 문지르면 주사액이 더 골고루, 빨리 퍼지는 데 효과적인 데다, 근육에 약물이 뭉친 부위가 풀어져 통증이 빠르게 사라집니다.
하지만 같은 근육주사인데도 독감 백신, 코로나19 백신처럼 '팔'에 맞는 주사 땐 문지르지 않는 게 좋다는 견해가 더 많습니다. 약물이 근막 밖으로 새 나가 접종 부위에 통증·부종·발적 등을 심하게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액을 맞거나 피를 뽑는 등 혈관을 찌르는 주사를 맞은 후엔 문지르지 말고 1분 이상 꾹 눌러 지혈해야 합니다. 혈관 주사는 혈관에 구멍을 내 혈관이 손상당하는데요. 가만히 놔두면 주변의 혈소판이 몰려들어 혈관에 난 구멍을 메꿉니다. 이 부위를 문지르면 혈소판이 달라붙는 과정을 방해하고, 혈액이 주변 조직으로 새 나가 피부에 시퍼렇게 멍이 들거나 피부가 부을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가 배에 맞는 인슐린 주사는 피하주사입니다. 배·허벅지에 맞는 피하주사를 맞은 후엔 절대 문지르면 안 됩니다. 인슐린 주사액은 혈당을 떨어뜨리는데, 주사 맞은 부위를 문지르면 인슐린이 빠르게 퍼지고 흡수돼 혈당이 너무 빨리 떨어지고 결국 저혈당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항생제 반응을 보기 위해 팔에 맞는 주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생제를 맞기 전 환자에게 과민반응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목적의 이 주사는 약물을 넣어 피부를 부풀리는데, 피부가 부풀거나 빨개지는 정도를 보고 항생제 과민반응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 부위를 손으로 문지르면 약물이 새 나가거나 빨개져 진단 정확도를 떨어뜨리므로 문지르거나 누르지 말고 가만히 놔둬야 합니다.
글=정심교 기자 [email protected], 도움말=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