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의 공백 사태가 1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일부 의료행위를 해온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정리하고 이들을 불법 업무에서 보호하기 위한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 지침'이 8일 적용됐다.
이에 대해 간호계는 " 윤석열 정부의 의료 개혁을 지지한다"면서도 "새로운 간호법안을 추진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간호법안은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 요구권)을 행사한 후 다음 달 폐기됐지만, 대통령실은 전공의 대규모 공백 사태에 따라 간호법안 추진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일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간호사가 숙련된 의료인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간호사들의 경력 발전체계 개발과 지원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의지 표현에 65만 간호인은 환영함과 동시에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며 "그간 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법으로 정해지지 않아 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이제라도 정부가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법적으로 보호해주겠다고 한 건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한층 발전시킬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의 의료법은 1951년 제정돼 70여년이 지난 낡은 법체계를 갖고, 수차례에 걸쳐 의사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정돼 온 결과물"이라면서 "그 결과로 대한민국의 지금 초유의 의료대란이라는 위기를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의료계는 의사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이 아니고서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었던 그간의 과오를 딛고, 대통령님의 말씀대로 '독점적 권한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함께 부여되는 것'임을 기억하고 근본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추진했던 간호법은 '국민의 권익을 지키고 의료의 안정성을 만드는 법'임에도 이익단체들의 '의료계를 분열시키는 악법'이라는 프레임 속에 결국 좌초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간호계는 국민이 더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논란의 여지를 없앤 새로운 간호법을 추진할 것"이라며 "새로운 간호법은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의료를 강화하고,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하는 의료 개혁을 뒷받침하는 법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8일부터 적용되는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 지침'에 따르면 정부는 응급상황에서의 동맥혈 채취, 심폐소생술, 코로나19 검사, 위험한 수술 보조행위, 발사(실 뽑는 행위) 등은 간호사가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엑스레이, 대리 수술 등은 수행할 수 없도록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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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가운을 입은 간호사'로 불린 PA 간호사는 의사도 간호사도 아닌 '불법 직역'이었다. 전공의의 업무 상당 부분을 이들이 대체해왔는데 △수술 부위 봉합·매듭 △심폐소생술 △L-튜브 삽관 등은 그들이 몰래 담당해온 업무였다. 새 지침은 PA 간호사들이 전공의 빈자리를 채우는 상황에서 간호사들이 할 수 있거나 할 수 없는 의료행위 범위를 정하고 책임, 보상 근거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