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환자, 혈관 뚫은 뒤 '적극적인 혈압 조절' 더 안 좋아…왜?

뇌경색 환자, 혈관 뚫은 뒤 '적극적인 혈압 조절' 더 안 좋아…왜?

박정렬 기자
2024.11.22 11:23

[박정렬의 신의료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동맥내 재개통술 후 혈압 관리법 제시
"첫 24시간 140 mmHg 아래로 지나친 조절은 피해야"

급성 뇌경색 환자가 혈관을 뚫는 시술을 받은 뒤 혈압을 지나치게 떨어트리는 것이 오히려 예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이 22일 발표한 '급성 뇌경색 환자에서 동맥내 재개통술 후 혈압 관리 전략 간 비교'에 대한 임상적 가치평가 결과다.

뇌혈관 질환은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이다. 뇌혈관이 터지거나(뇌출혈) 막히는(뇌경색) 뇌졸중은 급성기 치료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운동장애, 언어장애 등의 후유장애가 남아 환자와 가족은 물론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을 안긴다.

뇌경색 환자는 동맥으로 관을 넣어 막힌 혈관을 뚫는 재개통 치료를 받는다. 특히 동맥내 혈전제거술의 적용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후 뇌출혈 발생, 뇌경색 진행 등 여러 혈관 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시기인 처음 24시간 동안 혈압 조절 목표에 대한 논란이 존재했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는 동맥내 혈전제거술 후 24시간 동안 혈압을 180/105㎜Hg 이하로 낮추도록 권고하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높은 수준의 전향적 비교임상연구가 수행된 바 없었다. 후향연구에서도 각기 다른 결과가 보고돼 임상 현장의 혼란이 따랐다.

이에 PACEN는 연세대 남효석 교수 연구팀에 의해 수행된 OPTIMAL-BP 연구를 지원하며 최적의 혈압을 모색했다. 이 연구는 2020년 6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전국 19개 의료기관이 참여해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연구로 진행됐다.

그 결과, 동맥내 재개통 치료 직후 수축기혈압을 140㎜Hg 미만으로 더 낮게 조절한 군은 표준적 혈압관리군(수축기혈압 140~180㎜Hg)보다 뇌출혈 등 예후가 나쁜 환자의 비율이 15.1%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나친 혈압 조절이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은 것이다. 해당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의학 저널인 '미국의학회지'(JAMA)에 게재됐다.

허대석 PACEN 사업단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 현장에서 치료 전략을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으며, 국내 환자들의 임상시험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는 우수사례"라며 "이런 공익적 임상 연구는 직접적 이익을 얻는 특정 주체가 없어 연구 수행이 취약한 분야 중 하나다. 실질적인 국민건강 향상에 이득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정부 지원이 반드시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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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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