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렬의 신의료인]

인공 뼈를 복부 대신 허리 뒤쪽으로 삽입해 척추뼈의 굴곡을 최대한 정상 상태로 유지하는 새로운 수술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제시했다. 허리 수술 후에는 위아래 척추뼈가 약해질 수 있는데, 새 수술법을 적용하면 척추의 'S라인'을 최대한 유지하고 유합도 잘 형성되는 등 합병증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요추 수술팀 박재현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27일 강동경희대병원 척추신경외과와 공동 발표한 '전방유합케이지를 후방접근법을 사용해 시행하는 척추 유합술에 대한 임상술기' 논문이 미국 SCIE급 국제 학술지 '임상 척추 수술'(Clinical Spinal Surgery)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척추뼈는 옆에서 볼 때 개인마다 고유의 'S라인'(굴곡)이 존재한다. 노화나 외상, 감염, 종양 등 다양한 이유로 고유한 척추 굴곡이 손상되면 통증과 신경 기능 이상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퇴행성 척추 질환은 결국 디스크 손상으로 귀결되는데 이때는 손상된 디스크를 제거하거나, 제거 후 척추 굴곡을 정상화하기 위한 척추 유합술을 시행해야 한다.

척추유합술은 디스크(추간판, intervertebral disc)가 있는 공간에 뼈를 이식하고 금속 봉이나 금속 나사를 이용해 고정하는 수술이다. 일반적으로 디스크를 제거하고 이를 대체하는 인공 뼈인 '케이지'(추체)를 삽입한 뒤 인접한 척추뼈를 서로 붙인다. 인공 뼈인 케이지는 접근 방향에 따라 전방(배), 후방(등)으로 삽입할 수 있다. 전방 유합술 케이지는 각도가 12~18도로 각도가 크고 크기가 큰 편이다. 반면 후방유합술 케이지는 4도 또는 8도로 각도와 사이즈가 더 작다.
비정상적인 척추뼈의 각도를 가능한 한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전방 유합술 케이지가 유리하지만, 크기가 커서 후방으로 넣을 경우 신경 손상 등의 위험이 따를 수 있다. 문제는 척추 중 허리뼈를 다루는 요추 유합술의 경우 정상으로 요추 굴곡이 교정되지 않으면 인접 부위의 퇴행 변화가 가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수술 위아래 척추뼈가 변성되는 인접마디변성 증후군은 많게는 허리 수술 환자 3명 중 1명에게 발생한다고 보고되는데, 특히 유합술 후 고유의 전만 각이 정상으로 회복하지 않을 때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연구팀은 비교적 안전하고 익숙한 후방 유합술을 전방용 케이지로 시행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사이즈를 비롯해 케이지의 각도가 12도~16도로 커서 고유의 전만 각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고 유합술도 더 잘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고민 끝에 연구팀은 양방향 내시경 유합술에서 큰 케이지를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응용해 이를 일반 요추 유합술에 적용했다. 그 결과, 후방 유합술로 전방 유합술 케이지를 안전하게 삽입했고 환자들을 약 1년간 경과 관찰한 결과 큰 문제 없이 수술이 안정적으로 시행된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논문의 책임 저자인 박재현 원장은 "이번 연구는 허리 수술법인 후방경유 유합술 시 아쉬움이 있었던 요추 전만 각의 회복을 좀 더 유리하게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을 담은 논문"이라며 "양방향 척추 내시경 허리뼈 유합술에서 사용하는 방법을 응용해 일반적인 요추 유합술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 개발한 수술법이 유합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인접마디변성을 예방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추가적인 임상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