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세우고 '오너 주니어' 키우고…제약업계, 경영체제 새바람

'전문경영인' 세우고 '오너 주니어' 키우고…제약업계, 경영체제 새바람

홍효진 기자
2025.03.27 16:00
국내 주요 제약사 경영체제 변화.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국내 주요 제약사 경영체제 변화.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주총 시즌'을 맞은 국내 제약업계가 경영체제 손질에 나섰다. 선진적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공식화하는가 하면, 창업주 일가 경영구조를 강화해 '오너 주니어' 키우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미약품(481,500원 ▼34,500 -6.69%)그룹은 정기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를 열고 외부 영입 인사인 김재교 한미사이언스(37,200원 ▼2,200 -5.58%) 부회장을 한미사이언스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유한양행(96,400원 ▼2,900 -2.92%)과 메리츠증권 IND(Investment & Development) 본부에서 30년간 업계 관련 경력을 쌓은 '제약통'으로, 이달 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 정식 입사했다. 이로써 한미그룹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함께 한미사이언스까지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식화했다.

송 회장은 같은 날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앞서 송 회장은 지난달 13일 이사회에서 차남인 임종훈 전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사임함에 따라 대표직에 복귀했지만 한 달여 만에 물러났다. 이사회를 재편한 한미그룹은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단 입장이다. 우선 과제는 주주가치 제고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지난해 많은 성과를 이뤘지만 경영성과는 결국 주가에서 시작한다"며 "가시적 신약 성과를 통한 높은 주주가치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너 주니어'의 경영체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동화약품(5,970원 ▼200 -3.24%)은 같은 날 정기주총 후 진행된 이사회에서 윤도준 회장의 장남 윤인호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준하, 윤인호 각자 대표체제로 변경됐다. 윤 대표는 1937년 동화약품을 인수해 '제2의 창업자'로 꼽히는 고(故) 윤창식 선생의 증손자다. 본격적인 '오너 4세' 경영을 공식화한 것이다.

앞서 제일약품(13,730원 ▼720 -4.98%)도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한상철 사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일약품은 전문 경영인인 성석제 대표와 한상철 대표의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한 공동대표는 제일약품 창업주인 고 한원석 회장의 손자이자 한승수 회장의 장남이다. 한 공동대표는 제일약품의 신약 연구·개발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18,800원 ▼1,200 -6%) 설립을 주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보령(9,120원 ▼350 -3.7%)(구 보령제약) 역시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개최, 기존 김정균·장두현 각자 대표 체제에서 김정균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고 말했다. 오는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장 대표가 개인 사유로 자진 사임하면서 체제에 변동이 있었다. 이로써 김 대표는 단독 대표로서 보령의 경영을 이끌게 됐다. 김 대표는 창업주인 김승호 회장의 손자다.

보령은 오는 31일 정기주총을 앞두고 있다. 주총에서 보령은 성과 보상 등 목적으로 임직원에게 주식을 지급하는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보상'(RSA) 부여 관련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건과 △전환사채(CB) 발행 한도를 기존 1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늘리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 한도도 1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부의 안건을 의결한다. 보통 기업은 자금조달 유연성 확보와 신사업 투자 및 인수합병(M&A) 준비 관련 자금조달 수단 등을 목적으로 CB 발행 한도를 늘린다. 업계에선 본격 3세 경영에 돌입한 김 대표가 밀어붙이고 있는 우주 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등에 활용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와 창업주 일가 중심의 경영구조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주주가치 제고와 신사업 강화 등 기업별 내부 상황에 맞는 방향성"이라며 "기업별 상황과 업계 흐름에 따라 경영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장기적인 생존 전략을 키우는 게 우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