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美관세 정면돌파 전략, K바이오 스탠다드 될까

셀트리온의 美관세 정면돌파 전략, K바이오 스탠다드 될까

김도윤 기자, 김선아 기자
2025.07.29 15:12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9일 개최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9일 개최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셀트리온

셀트리온(195,800원 ▲500 +0.26%)이 미국 원료의약품 공장을 인수한다. 미국의 의약품 관세 정책과 관련한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겠단 전략이다. 특히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미국 공장 인수로 의약품 관세와 관련한 모든 리스크(위험)를 완전하게 해소했다고 자신했다. 오히려 현지 생산시설을 빠르게 확보한 만큼 미국 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잇따른 특허 만료와 약가 인하 정책 등 영향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의 발 빠른 관세 대응 전략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시사하는 바도 크단 분석이다.

실제 서 회장은 미국 공장 인수에 나선 배경으로 미국 의약품 관세 정책과 관련한 경영 불확실성 해소를 꼽았다. 서 회장은 29일 개최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셀트리온의 제품은 약가 인하 대상이 아니고, 유럽과 일본의 의약품 관세도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며 "의약품 관세를 1년이나 1년 반 정도 뒤에 부과하겠단 말도 있고, 바이오시밀러는 관세 대상이 아니란 얘기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장기적으로 기업을 경영하기 좋다"고 말했다. 미국의 의약품 관세와 관련한 여러 불확실성 자체가 부담이고,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미국 공장 인수를 결정했단 설명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미국 시장이 갖는 의미도 셀트리온의 신속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전 세계 최대 규모 시장일 뿐 아니라 최첨단 바이오 기술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전쟁터다. 즉 셀트리온에 미국 시장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란 의미다. 서 회장 역시 "현재 미국에 바이오시밀러 11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2033년이면 41개로 는다"며 "미국은 셀트리온이 필연적으로 판매해야 하는 시장이고, 그래서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미국이 원하면 '메이드 인 USA'를 하겠단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주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잇따르면서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트마켓리서치컨설팅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는 지난해 265억달러(약 37조원)에서 2033년 1851억달러(약 257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 시장을 두고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일본과 인도, 대만 등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만큼 미국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서 회장의 미국 공장 인수 배경엔 이 같은 전략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우리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해 충분히 잘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한민국 기업 특징은 오너(소유주)가 있단 거고, 그래서 일본이나 유럽 기업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관세 정책에 조기 대응이 가능하다"며 "미국은 포기하기에 너무 큰 시장이고, 한국 경제가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도 거기에 맞는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셀트리온의 이 같은 조치가 미국발 관세 대응에 대한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의 의약품 관세 정책이 명확하게 공개되면 앞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대응 방향성도 구체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의 선제적 미국 공장 인수는 국내 다른 기업의 관세 대응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1,555,000원 ▲1,000 +0.06%) 역시 미국 현지 생산설비 인수 등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의약품 관세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당장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단계로 파악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내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미국 관세 정책과 관련해 걱정이 크다"며 "1년에서 1년 반 정도 시간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 관세가 부과되면 수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또 "미국은 결국 자국 생산을 통해 산업을 키우겠단 생각이고, 결국 우리 기업이 미국에서 사업하려면 현지 공장을 인수하거나 직접 건설하는 방법 외에 선택지가 많지 않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직접 건설보단 가격이 합리적이란 전제 아래 현지 공장을 인수하는 방안이 효율적이라 본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은 주주의 이익이 최대한 안전하게 보장될 수 있게 불확실성을 사전에 제거하고, 미래 가능성이 큰 투자는 적기에 할 것"이라며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어느 회사보다 투자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회사가 되도록 필요한 모든 정보는 투자자와 공유하고, 공유한 정보는 꼭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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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김선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김선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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