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은 상용화, 한국은 규제 공백…발목 잡힌 siRNA 신약

글로벌은 상용화, 한국은 규제 공백…발목 잡힌 siRNA 신약

김선아 기자
2025.08.19 17:41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시장 규모 및 치료제 허가 현황/디자인=이지혜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시장 규모 및 치료제 허가 현황/디자인=이지혜

글로벌 시장에서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치료제가 상용화를 넘어 블록버스터까지 등장하고 있다. 올릭스(157,300원 ▼6,700 -4.09%), 써나젠테라퓨틱스, 큐리진 등 국내 기업들도 자체 기술로 이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규제 기관의 경직성과 지원 체계 공백 등으로 각종 신약 개발 지원에서 배제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앨나일람과 노바티스가 공동개발한 고지혈증 치료제 '렉비오'의 단독요법 사용을 허가했다. 렉비오는 2021년 FDA 허가를 획득한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치료제로, 지난해 7억5400만달러(약 1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블록버스터에 등극했다.

siRNA 치료제 시장은 2018년 앨나일람 파마슈티컬스의 다발신경병증 치료제 '온파트로'(성분명 파티시란)를 시작으로 다양한 적응증의 치료제가 FDA의 허가를 받으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siRNA 치료제는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 생성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문제아 유전자를 '침묵'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siRNA 기술은 기존 약물이 이미 생성된 단백질을 제거하거나 그 기능을 억제하려는 것과 달리 단백질의 생성 자체를 막는 기전을 갖고 있어 차세대 치료제로서 잠재력이 크단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siRNA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분류와 미비한 지원 체계 등으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첨단 모달리티임에도 기존 합성의약품과 같은 트랙에 오르는데, 막상 그 트랙에 오르면 규제 당국이 잘 모르는 첨단 분야란 이유로 트랙을 돌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식약처는 유전물질의 발현에 영향을 주기 위해 투여하는 것으로서 유전물질을 함유한 의약품 또는 유전물질이 변형·도입된 세포를 함유한 의약품을 '유전자 치료제'로 본다. 이때 유전자 치료제는 생물의약품의 하위 분류다. 생물의약품이어야만 유전자 치료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논리에서 식약처는 합성된 siRNA가 생물체에서 유래된 원료 또는 재료를 이용해 제조되지 않은 유전물질이기에 유전자 치료제인지 아닌지를 논하기 전에 일단 생물의약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까지 허가된 siRNA는 합성해 제조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의약품으로서 합성 의약품으로 분류돼 검토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가 siRNA 치료제에 일반 합성의약품과 똑같은 규정을 적용하고 있어 임상 단계에서 개발을 이어나갈 때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며 "단순하게 바이오의약품과 합성의약품으로 나누기보단 물질의 약물작용기전(MOA)과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siRNA 치료제는 일반적인 저분자 화합물처럼 단순히 합성만 하는 게 아니라 항체 의약품의 정제 과정과 유사한 프로세스가 들어가 있다"며 "실질적으로 물질이 약물로서 작용하는 기전도 유전자에 어떤 변형을 가해서 치료 효과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유전자 치료제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으로도 인정받지 못한 siRNA 치료제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생법)의 적용 대상도 되지 못한다. 첨생법을 적용받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치료 목적의 사용 승인, 신속 허가 등을 통해 상업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상용화 초기 단계인 데다 여전히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는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AAV) 치료제는 이 법을 적용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siRNA 치료제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상용화된 분야인데도 국내에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신약 개발과 관련해 지원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영역이다 보니 규제 기관도 레퍼런스가 없어 어려운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기 때문에 업계와 규제 기관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협의체부터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임상은 국내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들지만 호주 임상은 세제 혜택 등을 받으면 오히려 국내보다 비용이 덜 드는 때도 있다"며 "식약처의 경직성으로 기업 입장에선 국내 임상을 할 필요가 없다고까지 생각이 들게 된 것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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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김선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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