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장증후군 증상 따라 변비형·설사형·혼합형 구분
심리적 요인, 증상 유발·악화
건강한 사람보다 우울감 쉽게 겪어

복통과 설사·변비 등을 유발하는 과민성장증후군(IBS)은 국내에서만 연간 140만명 이상의 환자가 보고되는 흔한 질환이다. 특히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엔 찬 음식을 찾는 빈도가 늘면서 위장 근육이 수축돼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예후가 좋은 질환에 속해 장기간 지속되거나 재발해도 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지만, 증상이 심하면 일상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정신 건강·식이조절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 예방·완화하는 게 필요하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통계 등에 따르면 국내 과민성장증후군 환자 수는 2022년 141만4648명, 2023년 140만8497명으로 매년 140만명 넘게 발생하고 있다. 연간 환자 수가 160만명을 넘은 2018년과 2019년과 비교해선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일상에서 발병 빈도가 높은 질환이다.
과민성장증후군은 특별한 기질적 원인 없이 복통과 복부 팽만, 전신 피로, 불면, 설사·변비 등 증상이 반복되는 만성적 장 질환으로 최소 6개월 이상 복통과 배변 습관 변화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심할 경우 명치 작열감과 요통, 무력감, 실신 등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전 세계 과민성장증후군 유병률은 9.5~25%로, 우리나라는 소화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의 약 28.7%가 과민성장증후군으로 진단될 만큼 흔하다. 환자 비중은 남성(5~19%)보다 여성(14~24%)에서 더 많이 나타나는데,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월경 주기에 따른 호르몬 변화와 남성 대비 느린 위장관 운동 속도 때문이란 의견이 있다.

최영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민성장증후군은 증상에 따라 변비형(IBS-C), 설사형(IBS-D), 혼합형(IBS-M·설사와 변비가 교차), 미분류형(IBS-U)으로 나뉜다"며 "증상이 심하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일상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엔 장과 뇌 신호 전달체계를 조절하는 저용량 항우울제나 인지행동치료, 프로바이오틱스 등을 치료에 활용하기도 한다.
질환 원인으로는 △장운동 이상 △내장 과민성 △심리적·유전적 요인 △장내 세균 불균형 등 복합적 요소가 꼽힌다. 특히 심리적 요인은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을 유발·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긴장하면 배에 신호가 오거나 반대로 변비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위장관은 신경과 신경전달 물질로 뇌와 직접 연결돼 있어 정신적·심리적 변화가 위장관 이상 증상을 부른다. 장내 유해균의 과증식이나 유익균의 감소로 나타나는 장내세균 불균형의 경우 비만세포를 활성화하고 과다한 가스를 생성해 과민성장증후군을 유발한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식습관과 생활 습관의 영향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저포드맵'(LOW FODMAP) 식단을 추천한다. 포드맵은 장내세균에 의해 발효되는 올리고당·이당류·단당류 등 저분자 탄수화물이다.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미생물에 의해 발효돼 가스를 생성, 대장 내 수분 증가 등을 유발하는 식품으로 시리얼 바·밀가루 파스타·강낭콩·배추·고추·마늘·사과·아이스크림·탄산음료 등이 있다. 저포드맵 식품으로는 백미·현미·쌀국수·육류·생선·가지·청경채·바나나·블루베리·땅콩·호두 등이 꼽힌다. 식단과 함께 걷기·에어로빅 등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 3~5회, 1회당 20~60분씩 꾸준히 하면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의 중증도가 낮아지고 우울감도 개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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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는 장에서 발효돼 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 콩류, 유제품, 밀가루, 탄산음료 등 포드맵 식품을 줄이는 게 좋다"며 "다만 개인마다 영향을 받는 음식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음식일지를 작성해 본인에게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생활 습관 개선이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