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비대면 진료 법적 근거 사라질 수도…"조속한 법제화 필요"

곧 비대면 진료 법적 근거 사라질 수도…"조속한 법제화 필요"

박미주 기자
2025.09.11 16:52

보건의료재난 위기 경보 '심각' 단계 해제 시 한시적 전면 허용 끝나
국회에서 관련 법안 발의 이어지지만 현재 복지위에 계류 중…전문가 등 "비대면 진료 법제화 시급"

시기별 비대면진료 기준/그래픽=윤선정
시기별 비대면진료 기준/그래픽=윤선정

정부가 보건의료재난 위기 경보 '심각' 단계의 해제를 검토하면서 현재 시행 중인 비대면 진료의 법적 근거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앞두고 여러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되고 있는데, 국회에서 조속히 법안을 논의해 비대면 진료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머니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자의 거주지별로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지역을 '비대면 진료권역'으로 지정하고, 그 안에 있는 의료기관에서만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도록 하는 조항을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개정안에 진료권역을 지정하면서도 예외로 동일 상병으로 진료 기록이 있는 환자, 섬·벽지 등에 거주 중인 환자 등은 예외적으로 진료권역 밖에 있더라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안을 담았다. 초진의 경우 의약품, 처방일수를 복지부령으로 제한해 오남용 우려를 최소화하고, 의원급으로 비대면 진료 의료기관을 제한하되 중증·희귀난치 질환은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예외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도 담았다.

복지위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비대면 진료 처방 시 비대면 금지 의약품을 처방할 수 없도록 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DUR) 확인 의무를 추가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대표 발의를 추진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외에 초진 처방제한(의약품 종류 및 처방일수 등), 의료인의 비대면 진료 거부·중단 권한, 환자 확인과 비대면 진료 설명·동의 의무, 비대면 진료 적정 제공 표준 지침 마련·권고, 플랫폼 업체의 비대면 진료 현황 보고 의무 등의 내용을 개정안에 추가할 계획이다.

이 법안들이 발의되면 비대면 진료 제도화 관련 발의 법안은 6개로 늘게 된다. 현재는 최보윤·우재준 국민의힘 의원, 전진숙·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비대면 진료 제도화 관련 법안 4개가 국회에 계류 중이다.

다만 아직 법안이 제각각이라 추가 논의가 필요한데, 전문가 등은 조속한 비대면 진료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비대면 진료는 보건의료재난 위기 경보가 '심각'인 데 따라 시범사업 형태로 시행되고 있는데 조만간 이 시행 근거가 사라질 수 있어서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주요 통계/그래픽=이지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주요 통계/그래픽=이지혜

앞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2월24일부터 감염병 위기단계가 '심각'으로 상향되면서 전화상담 또는 처방이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추진됐다. 이후 코로나19가 완화되고 감염병 위기단계가 하향되면서 한시적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종료됐다. 그러다 2023년 6월1일 제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범사업이 대면 진료 경험자(재진 환자), 취약지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허용됐고, 이후 2024년 2월23일부터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보건의료 위기 심각 단계 상향에 따라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전면 허용됐다.

최근 많은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 복귀함에 따라 복지부는 보건의료 위기 심각 단계의 해제를 검토하고 있는데, 이 경우 비대면 진료의 전면 허용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던 환자들에 불편이 초래될 수 있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의 조속한 도입이 필요한 이유다.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은 "지역이나 공간, 시간의 제약 없이 환자들이 비대면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은 기술의 발달에 따른 것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비대면 진료 도입이 대세이며 이런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면서 "비대면 진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을 빨리 만들어 조속히 제도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재원 나만의닥터 대표(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는 "비대면 진료 제도가 역행해 현재 제도를 이용하는 환자들이 비대면으로 상황에 맞게 진료를 볼 수 없게 되는 것은 보편적 복지에 맞지 않는다. 현재 시범사업 수준으로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6년째 비대면 진료를 논의만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빠른 법제화가 필요하며 관련 업체들은 부작용 방지를 위해 자율 규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진료를 경험해왔기 때문에 지금은 법적 근거를 갖추고 일차의료 발전과 의약품 안전성 차원에서 제도화하면서 한 단계 더 나가야 할 때"라며 "조속히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국회에서 빨리 논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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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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