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여드름 진료하며 급여 농가진 청구해 건강보험 급여 수령 의혹
비급여 진료 수가를 대면 진료보다 30% 높인 점 등이 남용 원인 되기도…"제도 개선 필요"

전국에서 비대면 진료를 가장 많이 청구한 전주의 외과 의원이 비대면으로 농가진을 가장 많이 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서 '여드름 진료 전국 1등 병의원'이라고 홍보하고 있는데, 비급여 대상인 여드름을 진료하면서 급여 진료인 농가진으로 청구해 건강보험 급여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산다. 이 의원의 전체 진료에서 비대면 진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73%에 달한다. 비대면 진료 남용이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대면 진료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확보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관리료 청구 상위 의원 30개 현황'을 보면 가장 많이 비대면 진료 청구를 한 의료기관은 전북 전주시의 한 의원이다. 비대면 진료 청구건수는 지난해 1~12월 기간 2만4046건으로 집계됐다. 이 의원의 전체 외래진료 포함 청구건수는 3만2901건으로 진료의 73%가 비대면이었다.
이 의원의 비대면 청구 1위 상병명은 '상세불명의 농가진'으로 청구건수는 1만2681건이다. 전체 비대면 진료 청구의 절반 이상인 53%의 상병명이 농가진인 것이다. 농가진은 주로 여름철에 소아나 영유아의 피부에 잘 발생하는 얕은 화농성 감염을 말하며 주요 진료과는 피부과와 소아청소년과다. 전주의 이 의원은 외과 전문의가 있는 곳이고 표시과목은 일반의다.
피부과 전문의가 아니지만 해당 의원은 자신의 의료기관을 여드름 진료 전국 1등 병의원이라고 홍보한다. 포털사이트에서는 여드름과 탈모 질환에 특화된 병의원이라고 소개하며 바쁜 직장인 등에 비대면 진료를 추천했다.
이에 이 의원이 비급여인 여드름을 진료하면서, 농가진으로 청구해 건강보험 급여를 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농가진에 쓰는 항생제가 여드름에도 쓰일 수 있는 항생제라서다. 김윤 의원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서 여드름 전국 1위 의원이라 광고하며 여드름을 농가진이라는 피부 질환으로 진단하고 건강보험을 청구한 사례로 보인다"며 "여드름은 비급여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질환명으로 우회 진단한 셈인데, 해당 의원은 외과 전문의인데 비대면 플랫폼에선 피부과 전문의라고 소개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비대면 진료의 남용과 플랫폼의 부작용을 정부가 방치한 전형적인 결과"라며 "지금의 비대면 진료는 사적 플랫폼의 상업적 수단으로 전락한 상태다. 정부가 주도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진료에 필요한 정보가 안전하게 공유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진료비가 대면 진료비의 130%로 더 높은 점이 비대면 진료 남용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는 "비대면 진료를 어느 정도 활성화시키려는 나라들의 기본적 이유는 비대면 진료가 시간도 절약하고 중증질환이 아닌 경우 비용도 덜 들게 하는 효율적 이용이란 측면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비대면 진료가 더 돈을 많이 받는다"며 "이게 비대면 남용을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 비대면을 대면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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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수가를 대면 진료보다 30% 더 주고, 비대면 진료만 하면 임대료와 인건비 등의 비용을 더 줄일 수 있어 비대면 진료를 남용하는 의료기관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료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국가들은 전체 진료에서 비대면 진료 비율을 제한하고 주치의에게, 지역 내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게 하는 등 상당한 제한 기준을 두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 같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