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4600억 규모 美 릴리 생산시설 인수 본계약 체결…초기 운영비 등 7000억 우선 투입
총 1.4조 투자해 자체 품목 생산 및 CMO 사업 확대 발판 마련…"공장 신축 대비 6년 절감 효과"

"미국 생산시설 인수는 관세 압박 수비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사업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셀트리온(203,000원 ▼500 -0.25%)이 미국 일라이 릴리(릴리)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 본계약을 매듭지으며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 부담을 근본적으로 해소했다. 자체 품목 현지 생산 역량과 대규모 위탁생산(CMO) 계약 물량까지 확보하게 된 만큼, 이번 인수를 단순 리스크 대응 차원이 아닌 신규 사업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23일 오전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지난주 토요일(20일) 체결한 인수 본계약을 통해 관세 관련 이슈를 완전히 해소했다"라며 "구축된 시설 확보, 전 직원 승계, 물류비 등을 통해 약 1조5000억원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자체 공장 구축 대비 6년 정도의 시간을 절약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이날 미국 일라이 릴리(릴리)와 3억3000만달러(약 4600억원) 규모의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소재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해당 시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지 약 2개월 만의 본계약이다.
공장 인수 대금을 포함한 초기 운영비 등 총 7000억원 규모 투자를 우선 단행한 뒤, 생산시설 증설에 최소 7000억원을 추가 투자 투자할 계획이다. 인수 주체는 셀트리온USA로 셀트리온이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연내 미국 정부 승인과 양사 간 업무 인수인계가 완료되면 내년 기존 허가 품목의 제조소 변경에 따른 재승인을 거쳐 연말 자체 품목 생산이 가능해진다.
특히 양사 계약이 생산시설의 절반을 릴리 품목 위탁생산(CMO)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곧바로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 해당 시설에서 생산되는 품목은 미국 내 물량만 대응하게 되며, 세부 생산품목은 내년 시운전 등을 마친 후 재고 수준과 계약 등에 따라 확정할 예정이다.
서정진 회장은 "인수 공장의 가장 큰 장점은 의약품 생산시설에서 가장 큰 비용이 투입되는 정제라인을 2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추가 증설까지 이뤄지면 해당 시설은 송도 2공장(9만리터) 대비 1.5배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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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추가 투자까지 완료해 생산능력을 키우는데 3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올해 안으로 설계는 마칠 계획"이라며 "해당 시설이 풀가동 할 경우 미국에서 CMO를 통해 생산하는 것 대비 현저하게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이번 공장 인수를 관세 위협 해소의 마침표가 아닌, 신규 사업 확대 발판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미국 관세가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라는 판단 아래 생산이 아닌 연구개발 거점으로도 활용한다는 목표다.
수요가 안정적인 항체의약품 생산을 중심으로 현지 거점을 활용한 개발은 물론, 신규 영역인 인공지능(AI) 플랫폼 적용을 위한 사업 확대를 집중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시설의 형태 역시 전형적 공장을 벗어나 로봇화·자동화를 추진한다. 성공적 미국 생산시설 안착 이후엔 다른 수출국 기조 변화에 맞춘 추가 현지화 역시 고려할 계획이다.
서정진 회장은 "미국 관세가 강화되면 현지 경쟁상대의 3분의 2가 도태될 것이라고 생각되며, 이는 곧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회사의 경우 제조원가 비중이 크지 않아 높은 인건비를 고려해도 이번 선제적 투자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줄 것으로 생각한다"
이어 "인수 공장이 위치한 뉴저지는 미국 대표 제약산업단지로 생산인력뿐 아니라 R&D 인력 역시 다수 포진해 있어 자동으로 미국 연구소가 들어갈 계기를 마련했다고 판단되며, 공동연구에 대한 투자도 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공장 인수와 관련된 불안 요소 역시 대응을 마친 상태다. 본사에서 파견할 주재원들은 최근 국내사 미국 체류에 변수로 떠오른 H1 비자가 아닌 E2 비자를 발급받았고, 인수 과정에서의 문화적 차이 역시 이미 48개국 판매법인을 운영한 경험을 통해 학습이 돼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현지 책임자인 서준석 수석부회장이 이미 현지 직원들과 인수에 따른 불안감과 기대감에 대해 충분히 소통한 상태다.
서정진 회장은 "현지 시설 확보로 관세 이슈에서 빠져나오면서 올해 사업계획은 큰 변동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며, 올해 수준의 실적 증가 폭이 내년에도 유지될 것"이라며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에비따(EBITDA, 상각전영업이익)이 높다는 점으로 내년 3조원 이상으로 예상돼 투자에 필요한 재원 역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예상되는 에비따의 3분의 1 정도는 주주환원, 3분의 1은 제품개발에 투자, 나머지는 현금 유보 또는 시설 투자에 사용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