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in리포트]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 70만명 육박
피로·무기력감·서맥·우울감 등 증상
저체온·저혈압 동반 '점액수종성 혼수' 가능성도
"단순 노화로 착각…경미한 증상도 진료받아야"

갑상선(갑상샘) 호르몬은 기초대사율 향상과 체온 유지,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대사 촉진 등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쉽게 말해 우리 몸의 '보일러' 기능을 하는 셈이다. 이러한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대사 기능이 떨어지면서 여러 신체 변화가 나타나는데, 이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라고 부른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게 되면 피로감과 무기력감이 지속되고 식사량에 변화가 없어도 체중이 늘거나 유난히 추위를 잘 느끼기는 등 증상을 보인다. 이외에도 맥박이 지나치게 느리게 뛰는 서맥, 변비, 건조한 피부, 탈모, 집중력 저하, 우울감 등이 동반될 수 있고 방치할 경우 고지혈증과 동맥경화 등 여러 전신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호르몬 변화가 심한 중장년 여성 환자가 두드러지는데, 여성의 경우 자가면역질환 발생률이 남성보다 비교적 높고 임신·출산·폐경 등 호르몬 변화가 커지면 갑상선 기능에도 쉽게 변화가 일어날 수 있어 갑상선 질환에 취약하다.
최근 5년간 환자 수도 계속 증가세를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 수는 2020년 60만8934명에서 지난해 69만8556명까지 늘었다.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여성 환자 수는 지난해 기준 57만5973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82% 비중을 차지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자가면역 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다. 이는 면역체계 이상으로 갑상선이 스스로 손상돼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으로 '자가면역갑상선염'으로도 불린다. 40~60세 사이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진행이 느려 초기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갑상선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후유증을 비롯해 갑상선 기능을 저하하는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뇌하수체 질환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갑상선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진 상태에서 추위에 노출되거나 감염 등이 발생할 경우 응급상황인 '점액수종성 혼수'가 벌어질 수 있다. 점액수종성 혼수는 혈중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매우 낮아져 저체온과 저혈압을 동반하는 혼수상태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점액수종성 혼수의 사망률은 50%에 달할 만큼 예후가 나빠 즉각적이고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선 갑상선 기능 유지가 필수다. 갑상성 호르몬을 구성하는 주성분인 요오드를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요오드는 미역·김 등 해조류를 통해 섭취할 수 있다. 다만 갑상선 기능이 이미 저하됐다면 과도한 요오드 섭취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 밖에 시금치 등 마그네슘이 풍부하고 혈당 수치를 조절해주는 채소도 신진대사 향상에 도움이 되며, 충분한 수면과 유산소 중심의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는 약물 조절만으로 정상 생활이 가능하지만, 평생 관리해야 할 만성질환인 만큼 정기 검사가 중요하다. 박소영 고려대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증상이 천천히 진행돼 피로감이나 체중 증가를 단순한 노화로 착각하기 쉽다"며 "경미한 증상이라도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약물 치료로 대부분 호전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