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여전히 '한국 5대암'…"생존율 7% 말기환자 치료 선택지 넓혀야"

위암 여전히 '한국 5대암'…"생존율 7% 말기환자 치료 선택지 넓혀야"

홍효진 기자
2025.11.14 15:20

[인터뷰] 장대영 대한위암학회장(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대한위암학회 제21대 회장 선출…내년 9월까지 임기
"해외 네트워크 확대 및 정부 당국 협업 강화"
"위암 신약개발 속도 아직 더뎌…국내 급여화 체계 개선해야"

장대영 대한위암학회장(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이 지난 6일 경기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한림대학교의료원
장대영 대한위암학회장(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이 지난 6일 경기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한림대학교의료원

"내시경으로 초기 위암을 많이 잡아내고 있지만 전이성(4기) 위암은 치료 선택지가 부족합니다. 특히 최신 약물의 급여권 진입이 어려운 국내 환자는 혜택받기가 어렵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 중에선 의학적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제도권 밖 치료에 기대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대영 신임 대한위암학회장(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은 지난 6일 경기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위암 표적치료제 등 최신 약물 혜택을 신속히 확대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위암 발생이 감소 중인 것은 긍정적이지만, 5년 상대생존율(암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의 추정치)이 7.5%에 불과한 말기 환자 대상의 최신 치료제 적용이 국내 약가 협상 등 과정을 거치며 과도하게 지연된단 지적이다.

위암은 불과 7년 전만 해도 암종 중 국내 발생률 1위를 기록했지만 최근엔 위내시경에 따른 조기진단 영향으로 발생률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기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위암 발생률은 전년 4위에서 한 단계 더 내려간 5위를 기록했다. 장 회장은 "조기진단 영향이 컸다"며 "위내시경으로 위암 진행 전 미리 (징후를) 발견하거나 위암 주요 원인균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내시경 도중 박멸하는 치료를 통해 이전보다 발생이 줄었다"고 말했다.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의 한계를 보완하는 표적치료나 면역치료 약물 개발이 진전되며 전반적인 치료 패러다임도 재설계되고 있다. 10여년간 신약 개발이 정체됐던 위암은 최근 몇 년 새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등 여러 약제가 승인,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가시적 성과를 보였다. 최근엔 표적항암제 '빌로이'(성분명 졸베툭시맙)가 국내 건강보험 급여 첫 관문을 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지난달 29일 제8차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를 열고 빌로이에 대한 건보 급여기준을 설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장대영 대한위암학회장(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이 지난 6일 경기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한림대학교의료원
장대영 대한위암학회장(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이 지난 6일 경기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한림대학교의료원

그러나 장 회장은 위암은 여전히 신약 '불모지'라고 말했다. 대표적 바이오마커(생체지표)인 허투(HER2) 이후 빌로이가 타깃하는 새 바이오마커 '클라우딘18.2'(CLDN18.2, 위점막 상피세포에서 발현되는 단백질로 위암·췌장암에서 특히 과발현) 관련 임상 연구가 주목받고 있지만, 아시아권에만 환자가 몰린 위암 특성상 신약 개발 속도가 비교적 더디단 의견이다.

장 회장은 "위암은 맵거나 염분 섭취가 많은 음식 섭취가 잦은 아시아 지역에선 많이 발생하지만 미국·서유럽 등에선 발병이 드물다"며 "항암제 연구·개발이 활성화된 서구권에서 발생률이 낮다 보니 비교적 신약 개발 속도가 떨어진다. 특히 1기 조기암의 재발률이 5%도 채 되지 않는 것과 달리 전이성 위암은 악성도가 매우 높은데, 약제 개발이 덜 돼 있어 치료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허가된 치료제마저 국내에선 급여화에 장시간이 소요된단 점을 장 회장은 가장 큰 문제로 꼬집었다. 그는 "위암은 세포독성항암 치료 효과가 80~90%에 달하고 여기에 표적·면역치료제를 추가하면 그 효과가 '부가'되는 개념"이라며 "추가 약제는 급여 적용이 어려워 사이클(투약 횟수)당 수백만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치료가 간절한 환자들은 효과 검증이 안 된 외부 치료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최신 약제 급여화에 속도가 붙어야 한다"고 전했다.

심평원 암질심 위원으로도 참여했던 장 회장은 회의 형평성도 개선돼야 한다고 짚었다. 실제 암질심 심사는 구체적인 급여기준 논의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 심사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장 회장은 "예컨대 회의에 참석한 폐암 분야 관련 위원 수가 많은 날엔 폐암 신약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져 질환별 형평성이 어긋나게 되는 식"이라며 "균등한 검토가 가능하도록 회의가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 대한위암학회 국제학술대회(KINGCA)에서 제21대 회장으로 선출된 장 회장은 내년 9월까지 예정된 임기 동안 해외 네트워크 강화와 정부 당국과의 협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서울에서 국제위암학회(IGCC) 학술대회를 주최해 해외 의료진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하겠다"며 "국내 위암 환자 진단·치료 등 개선을 위해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부처와 제약사 및 환자단체와의 협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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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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