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바이오 강국, 과제는③ 신약 플랫폼 강자 3인 대표이사 합동 인터뷰上

최근 K-바이오의 글로벌 사업화 성과를 보면 플랫폼 기술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알테오젠(374,000원 ▲7,500 +2.05%)의 독자적인 의약품 제형 변경 플랫폼을 적용한 '키트루다SC'가 대표적이다. 또 에이비엘바이오(186,400원 ▼3,300 -1.74%)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Grabody)는 올해 초대형 글로벌 기술수출 2건으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올릭스(185,900원 ▼17,100 -8.42%)의 RNAi(RNA 간섭) 플랫폼 기술과 리가켐바이오(181,200원 ▼9,100 -4.78%)의 ADC(항체약물접합체) 원천기술 플랫폼도 빼놓을 수 없다.
머니투데이는 국내 신약 개발 플랫폼의 성공 경험을 분석하고 글로벌 성장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주요 신약 플랫폼 기업 3곳의 대표이사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인터뷰엔 이동기 올릭스 대표와 이희용 지투지바이오 대표, 차상훈 에이프릴바이오 대표(가나다순)가 참여했다.
머니투데이 합동 인터뷰에 참여한 3인의 대표는 플랫폼 기술이 K-바이오의 성장을 이끄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공감했다.
차상훈 대표는 "신약 개발은 다년간의 막대한 투자와 누적된 임상 경험 등 수십년의 선행 노하우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반면 플랫폼 기술은 학술적인 연구 능력과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에 걸쳐 쌓아야 하는 선행 노하우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 강국과 비교해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국내 제약 및 바이오 산업 현실을 고려하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플랫폼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기 유리한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차상훈 대표 또 "신약 개발은 아이디어와 노력도 중요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수 있는 철학과 제도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며 "국내 바이오텍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준의 신약을 개발하려면 지금보다 투자 규모가 5~10배는 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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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3인은 K-바이오의 신약 플랫폼 기술이 경쟁력을 높이려면 △정부의 연구 자금 지원 강화 및 신속한 집행 △글로벌 신약 연구 및 사업 개발 전문가의 컨설팅 확대 △국내외 석박사급 우수 연구인력 채용 지원 △글로벌 수준의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육성 △도전적인 투자 환경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동기 대표는 국내 바이오 기업의 제형 변경 및 약효 장기지속 플랫폼 기술의 성장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신약 플랫폼 기술의 핵심으로 '검증의 깊이'와 '재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기 대표는 "플랫폼 기술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처음부터 글로벌 기준을 전제로 설계된 기술 구조가 필요하다"며 "특히 글로벌 시장의 의학적 미충족 수요(medical unmet needs)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검증하고 재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결국 신약 플랫폼 기술의 경쟁력은 아이디어보다 '검증의 깊이'와 '재현성'에서 비롯한다고 본다"며 "올릭스는 글로벌 수준의 데이터 신뢰성과 품질 인프라를 기반으로 RNA 간섭(RNAi) 기술을 세계가 신뢰할 수 있는 표준으로 고도화했고, 이와 함께 체계적 검증을 뒷받침했기 때문에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기 대표는 앞으로 K-바이오의 글로벌 시장 도약을 기대해도 좋다고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빅파마(대형제약사)의 한국 기술도입이 활발해지면서 K-바이오에 대한 해외 시장의 이해도와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한 기업은 자금력을 확보하며 기술적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고, 여기에 정부와 제도적 차원의 지원이 더해지면 산업 전반의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용 대표는 국내 신약 연구 환경이 제약 강국과 비교하면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라고 평가하면서 플랫폼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신약 연구는 속도가 중요하다면서 플랫폼 기술로 신약 연구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희용 대표는 "제약 및 바이오 분야는 아무리 좋은 기술과 약을 개발해도 연구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면 시장 경쟁력이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며 "특히 특허 만료가 임박한 약물일수록 확실하게 목표 시기에 맞춰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은 약물 발굴부터 제형 개발, 모든 종류의 비임상 시험과 모든 단계의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하므로 오랜 시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다"며 "더구나 신약 연구에서 필수적인 생산과 비임상, 임상 전문기관을 비롯한 국내의 전반적인 신약 개발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희용 대표는 또 "하지만 플랫폼 기술은 이미 독성과 유효성, 안전성 특징이 밝혀져 있는 데다 실제 임상 환경에서 많이 사용된 기존 약물을 자체 플랫폼 기술에 적용하는 방식이라 신약보다 빠르게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며 "제형 개발과 약동학 평가, 대량생산 기술 등 특정 분야에서 독자적인 핵심 요소를 구축하고 활용하면 신약보다 적은 투자로 더 빠르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