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메딕스, 12월 日PMDA에 '클리어컷 나이프' 허가신청…이르면 내년 3월 내 승인 전망
일본시장 '선진입' 넥스트바이오메디컬, 건보급여 지정

의사 출신 대표가 이끄는 한국 내시경 의료기기 기업이 '내시경 종주국'으로 불리는 일본에 연이어 진출로를 트고 있다. 전 세계 내시경 시장 약 3분의 2를 장악한 올림푸스와 후지필름의 본거지에서 한국 업체들의 성과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내시경 수술기기 전문기업 파인메딕스(6,670원 ▼190 -2.77%)는 조기 위암·대장암 치료에 사용되는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SD)용 절개도 '클리어컷 나이프'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일본 시장 진입을 계획 중이다. 파인메딕스는 칠곡경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인 전성우 대표가 이끄는 의료기기 업체다.
ESD는 초기 위암과 대장암 병변을 외과적 절개 없이 내시경으로 병변 부위만 제거하는 고난도 시술이다. 병변 아래 점막하층에 용액을 주입해 부풀린 뒤 특수 나이프로 병변을 한 덩어리로 잘라내는 방식으로, 위암 조기 발견 시 위 절제 없이도 암 조직 박리가 가능하단 점에서 점차 표준화된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내시경용 나이프는 이러한 ESD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도구다. 파인메딕스는 2010년 클리어컷 나이프 첫 출시 이후 일본 제품이 독점해 온 국내 내시경 시술 기구 시장 내 점유율을 20% 이상 끌어올렸다. 회사는 나이프 제품군 6종에 지난 9월 해외 시장을 겨냥한 '미니 타입' 1종을 추가한 총 7종의 ESD 나이프 제품군을 확보한 상태로, 현재 올림푸스가 거의 독점 중인 일본 ESD 나이프 시장 점유율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클리어컷 나이프 개발과 상용화에 참여한 전성우 대표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오는 12월 중 품목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내년 3월 안에 승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파인메딕스는 일본 허가 이후 유럽·미국 등 대형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돈행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창업한 넥스트바이오메디컬(73,500원 0%)의 경우 주력 제품인 내시경 지혈제 '넥스파우더'를 통해 이미 일본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넥스파우더는 앞서 지난 2월 일본 PMDA로부터 최종 인허가를 획득한 뒤 8월 일본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아 9월부터 본격 현지 판매에 들어갔다.

넥스파우더는 소화기 내시경 시술 중 발생하는 출혈을 빠르게 멈추게 하는 지혈 분말이다. 기존 지혈 클립이나 약물 치료에 비해 사용이 간편하고 효과가 빠르단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인하대병원 연구진은 최근 비정맥류성 상부 위장관 출혈 환자를 대상으로 내시경 지혈술 후 넥스파우더를 적용할 경우 재출혈률이 크게 낮아진단 사실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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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2020년 세계 의료기기 1위 기업인 메드트로닉과 한국·일본·중화권을 제외한 넥스파우더 글로벌 판권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넥스파우더 관련 2022년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상부위장관 출현에 대한 지혈 용도로 허가를 따냈고, 지난해엔 하부위장관 출혈에 대한 예방 적응증으로 FDA 승인을 받기도 했다.
한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일본 건강보험 급여 등재는 제품의 임상적 가치를 공식 인정받은 것과 같다"며 "의료진의 제품 채택이 빨라지면서 매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의 올해 매출이 전년(약 95억원) 대비 2배가량 뛴 180억원 규모로 전망한다.
전 세계 내시경 시장은 고령화와 암 조기 검진 수요 확대로 연평균 약 6~7%씩 성장, 2030년엔 400억달러(약 58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은 내시경 분야에서 서로의 술기를 벤치마킹하며 발전해 왔다"며 "국내 내시경 의료기기 업체의 일본 등 해외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단 점에서 기술력 수준을 입증하고 있단 의미"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