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모달리티 생산 공백에 벤처 '고군분투'…"정부가 인프라 주도해야"

신규 모달리티 생산 공백에 벤처 '고군분투'…"정부가 인프라 주도해야"

김선아 기자
2025.12.14 13:40

전 세계적으로 신규 모달리티 임상 진입 가속…국내 생산 인프라 사실상 전무
신약개발사가 공정개발에 고군분투…"정부 주도 공정개발로 신약 개발 지원해야"

첨단의약품(ATMP)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규모 전망/디자인=윤선정
첨단의약품(ATMP)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규모 전망/디자인=윤선정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를 개발 중인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이 점차 임상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위탁개발생산(CDMO) 인프라는 부족하단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에선 신약 개발이란 과제를 생태계 관점에서 바라보고 정부가 첨단 모달리티 공정 개발 등을 주도해 바이오텍들이 신약 개발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알지노믹스는 최근 항암 유전자치료제 'RZ-001'의 교모세포종 임상 1상 중간결과에서 우수한 안전성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알지노믹스의 세계 최초 리보핵산(RNA) 치환효소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치료제의 첫 번째 임상 데이터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당 임상은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이며, 임상 시료는 미국 소재 공장에서 위탁생산(CMO)되고 있다.

국내에는 해당 물질처럼 생산 난도가 높은 첨단 모달리티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CDMO는 사실상 부재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상위 그룹에 속하지만, 항체치료제 영역이 아닌 첨단 모달리티 영역에선 아직 추가적인 투자 등을 통한 고도화가 필요하단 평가를 받고 있다.

첨단의약품(ATMP) CDMO 시장의 빠른 성장이 전망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펩타이드 등으로 생산 모달리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단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실제로 시장에 진입한 뒤 수주할 때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핵산 치료제에선 에스티팜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으나 벤처들이 원하는 '다품종 소량생산'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한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에스티팜도 계속 시설을 확충하고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대규모 혹은 이미 승인받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작은 벤처들의 입장에선 소규모로 초기 임상 단계까지 진행할 수 있는 국내 CMO가 절실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CMO에 맡기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벤처 중에선 임상 1상까지는 진행할 수 있는 자체 시설을 구축하려는 곳도 있다"며 "돈을 들여 구축한 시설을 활용해 CDMO 사업까지 확장하더라도 이해 상충 우려로 고객사가 의뢰를 꺼리는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오 산업은 일반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면서 공정을 최적화하는 전통 제조업과 달리 임상 시료를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완성도 높은 공정을 갖춰야 한단 특징이 있다. 창업 1~3년 차 초기 단계의 바이오텍들이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무너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민 끝에 자체적으로 공정을 개발하기로 선택했을 때 대규모 자금 투입으로 인해 회사 자체가 위기에 처한 사례도 있다.

이태규 스케일업 파트너스 대표는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잘하는 건 신규 모달리티에서 연구개발(R&D)을 기반으로 해서 연구 영역을 극대화하고 그것을 사업화하는 것"이라며 "신규 모달리티에 대한 공정이 국내 어디에도 없으니 자체적으로 공정을 개발해 설비를 세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약을 배출하기 위해선 신약개발과 공정개발이 함께 가야 하는데 공정개발은 벤처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신규 모달리티 공정에 대해선 정부가 주도해서 투자하고, 구축된 슬롯에 대해선 정부 과제를 통해 벤처들이 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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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김선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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