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제약사 리베이트…혁신형 제약기업에 '악재' 될까

또 터진 제약사 리베이트…혁신형 제약기업에 '악재' 될까

박정렬 기자
2026.02.19 16:05

의약품 처방을 늘리기 위해 병·의원에 현금·상품권 등 부당 이익을 제공한 제약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보건복지부가 제네릭(복제약) 가격 인하를 골자로 한 약가제도 개선방안(약가 개편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우대 조건'인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기준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또 다시 터진 '제약사 리베이트'

공정위는 19일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동성제약에 시정명령(향후금지명령)을, 국제약품은 시정명령과 과징금 300만원을 부과했다고 전날 밝혔다. 동성제약은 현재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과징금은 면제하고 시정명령만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자사 의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2010~2019년 수도권 4개 병·의원에 현금 등 2억5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초기에는 계열사인 동성바이오팜을 통해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가, 책임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2014년부터는 영업대행업체(CSO)에게 전문의약품 영업을 전면 위탁하며 불법 리베이트를 자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약품의 경우 2015~2019년 광주시 소재 병원에 송년회 경품으로 상품권과 가전제품을 지원하는 등 7차례에 걸쳐 1300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리베이트에 필요한 자금은 영업사원에게 처방 실적에 따른 활동비를 지급하거나, 법인카드를 이용해 허위 결제한 후 현금을 돌려받는 속칭 '법인카드 깡'으로 조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 촉각

업계는 잊을만하면 터지는 불법 리베이트 소식에 씁쓸해하면서도, 복지부가 추진 중인 혁신형 제약기업의 기준 수립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제약사로서는 약가 개편안 시행 결정에 따라 혁신형 제약기업 포함 여부가 이전보다 훨씬 중요해졌는데, 인증 시 리베이트 처분 수위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10년도 더 지난 리베이트가 적발된 것은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약가 개편안은 올 하반기부터 2012년 일괄 약가 인하 이후 지금까지 가격 조정이 없었던 복제약 가격을 현행 오리지널 약(원조약) 대비 53.55%에서 40%대로 낮추는 게 핵심이다. 여유 재원은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혁신형 제약기업에 돌려 신약 개발을 촉진한다는 게 정부 구상인데, 구체적으로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최소 3년간 R&D 비중에 따라 60%(하위 70%), 68%(상위 30%)의 가산율을 책정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방침이다.

관건은 혁신형 제약기업의 인증 기준, 특히 리베이트 처분 수위다. 현재는 △2회 이상 리베이트 등으로 행정처분을 받거나 △리베이트 총액이 500만원 이상이면 제약산업육성·지원위원회를 열어 인증을 취소할 수 있다. 실제 이렇게 취소된 대형 제약사도 존재한다. 다만, 제약업계는 "리베이트가 잘못한 건 맞지만 오래 전 발생한 일이 최근 행정처분 됐다고 '원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처벌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해왔다. 5년 이내 리베이트가 적발됐거나, 개인 일탈이 아닌 제약사가 조직적으로 가담한 경우만 인증 취소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란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제도 개선에 착수한 후 1년 가까이 장고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그러는 사이 최근 약가 개편안과 맞물려 혁신형 제약기업의 새로운 인증 기준은 제약업계는 물론 이들에게 고용된 노동계에서도 주목받는 사안으로 부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약가 개편안보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기준이 먼저 나와야 제약사는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동시에 3년 이상의 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등 대처할 수가 있다"며 빠른 의사 결정을 주문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혁신형 제약기업 요건이 강화될수록 건강보험 투입 재정이 줄어들고 반대로 완화되면 우대 기업이 늘어나 재정 축소 효과가 낮아진다"며 "인증기준이 완화·강화되는지가 '혁신 추진'과 '재정 안정화' 사이에서 정부 정책 방향을 알려줄 가늠자가 될 것"이라 분석했다.

혁신형 제약기업 목록/그래픽=김지영
혁신형 제약기업 목록/그래픽=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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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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