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우 의협 회장 불신임안 제안…"정관 위배" 판단
의대증원 두고 내분 격화…"부정적 여론 형성" 우려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안을 둘러싼 의사 집단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전공의들이 선배 의사들과는 다른 노선을 가겠다고 밝힌 가운데 정원 결정에 참여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탄핵안까지 나오며 분열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대의원회는 오는 28일 임시대의원총회(임총)를 열고 의대 증원 대응 방안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등을 논의한다. 앞서 의협 집행부가 지난 10일 의대 증원안이 결정된 뒤 2주가 지났음에도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대의원회가 별도의 목소리를 내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대의원회에선 의협 집행부 탄핵안까지 나온 상태다. 최상림 대의원은 전날(23일) 김택우 회장과 박명하 부회장 불신임 건에 대한 내부 동의를 호소했다. 그는 관련 동의서에 현 집행부가 '정관과 대의원총회의 의결을 위반해 회원의 중대한 권익을 위반하고 협회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불신임 건과 함께 △정부 의대 증원·수탁 검사·관리급여·국민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 정책 관련 투쟁과 협상의 전권을 가진 비대위 구성의 건 △회장 불신임 및 비대위 구성 시 비대위 활동 종료 시까지 모든 의료계 선거 연기의 건을 임총 의결 안건으로 올렸다. 회장 불신임은 선거권이 있는 회원 4분의1 이상 또는 재적 대의원 3분의1 이상 발의로 성립한다.
이 같은 반발 여론은 의정 사태 중심에 섰던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도 번지고 있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 집행부도 "의협과 다른 길을 가겠다"고 밝힌 데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은 최근 의대 증원 정책에 따른 단체행동 필요 여부 등을 묻는 설문 조사를 진행하며 사실상 선배 의사들의 대정부 방향성을 문제 삼은 바 있다. 최 대의원은 "김 회장 사퇴를 요구 중인 전공의들의 절망감과 회원들의 뜻을 존중한다"며 "불신임을 통해 엄중한 책임을 묻고 현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한 비대위 구성을 통해 의료계의 결단을 보여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단 대의원회 측에선 '모든 의료계 선거 연기'란 내용이 정관상 위배된다고 판단한 상태다. 대의원회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대의원회의 의결로 선거 자체를 중단하는 건 정관에 위배된다"며 "관련 내용이 안건으로 올라가면 향후 절차상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해당 내용의 수정이나 삭제가 필요하다고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선 의사들 간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명확한 대응책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내분까지 겹치면서 통합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울 수 있단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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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집행부 사퇴로 정확히 뭐가 달라질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의사단체의 대외적 이미지가 이미 부정적인 상황에서 내부 갈등이 이어지는 모습은 여론 형성에 악영향만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탄핵안은)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불만 표시의 일환"이라면서도 "대의원회에선 어느 정도 강경한 (대정부)메시지는 필요하단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으로 목소리를 내야 할지도 고민하고 있다. 안건에 따라 비대위가 구성될 경우 관련 방향성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