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 매출 600조 이상 전망…전체 처방약 시장 내 비중도 20% 넘어설 듯
적은 환자 수 불구 정책 지원 앞세워 '초고가+독점' 전략 기반 높은 수익성 가능
알지노믹스·쓰리빌리언, 치료·진단 기술 차별화…삼성에피스, '에피스클리' 효과 톡톡

전체 처방의약품 매출 중 희귀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오는 2032년 2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희귀의약품이 극소수 환자의 치료권 보장이 아닌 방대한 시장을 아우르는 주축 의약품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국내사들 역시 혁신치료제 개발부터 희귀질환 진단 특화까지 주도권 확보에 힘을 싣고 있다.
17일 한국바이오협회와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오는 2032년 글로벌 희귀의약품 매출액은 4090억달러(약 611조원)로 전체 처방의약품 매출(1조8900억달러)의 21.6%를 차지할 전망이다. 지난 2022년엔 15%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목할 만한 성장세다.
희귀의약품은 제한적인 질환의 치료를 위한 의약품이다. 미국 기준 환자수 20만명 이하의 질환 치료제가 희귀의약품 지정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소수의 환자를 위한 약이지만, 그 시장성은 작지 않다. 치료제 개발 유도를 위한 제도적 지원에 고가 약가와 독점 구조, 적응증 확장을 통해 개발 성공시 대형 매출 품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희귀의약품 분야 대표적 성공 사례는 존슨앤존슨(J&J)의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와 알렉시온의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 '솔리리스'가 있다. 희귀질환을 시작으로 적응증 확장에 성공한 다잘렉스는 연매출 100억달러 이상의 초대형 품목으로 성장했고, 솔리리스 역시 독점 지위를 앞세워 후속품목으로 전환 전인 2019년 40억달러(약 6조원)에 가까운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밸류에이트 파마는 2032년 다잘렉스를 포함한 상위 8개 희귀의약품 매출액이 각각 6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여전히 희귀질환 가운데 5% 수준만이 치료 대상에 포함되는 만큼, 여전히 성장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희귀질환 공략이 중요해짐에 따라 국내기업들 역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태생부터 희귀질환 치료 또는 진단을 공략하거나, 독자 플랫폼을 기반으로 희귀질환 치료제로 영역 확장을 노리는 방식이다.
알지노믹스(185,800원 ▼8,100 -4.18%)는 유전자 편집 기술의 일종인 'RNA 치환효소' 플랫폼을 기반으로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 해당 분야 기술을 유일하게 보유한 것은 물론, 적용 가능한 돌연변이 수와 범위 등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차별화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를 기반으로 알지노믹스는 지난해 5월 비상장 단계에서 일라이 릴리와 1조9000억원 규모의 플랫폼 기술이전을 체결했다. 알지노믹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릴리가 유전성 난청질환을 우선 적응증으로 한 RNA 치료제를 개발하는 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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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빌리언(14,960원 ▲110 +0.74%)은 인공지능(AI)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희귀유전병 진단 영역에 초점을 맞췄다. 인간 유전자 1개당 해석해야 하는 변이는 1만개 이상이라 유전정보를 통해 질환을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미국에선 정확한 희귀질환 진단명을 확인하는데 평균 6년이 소요된다. 쓰리빌리언은 이를 AI 기반 유전변이 해석 기술로 해결하고, 올해부터 고객 확장을 위한 미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바이오 시밀러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솔리리스 시밀러 선점을 통해 시장 입지를 강화한 케이스다. 현재 단 2종에 불과한 솔리리스 시밀러(제품명: 에피스클리) 개발사로, 핵심 경쟁 시장인 유럽에서 오리지널 대비 30% 낮은 약가를 통해 환자 접근성과 의료진 선택지를 넓혔다.
이를 기반으로 독일과 이탈리아 솔리리스 시장 내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핵심 시밀러 시장 내 입지를 강화했고, 지난해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까지 성공했다. 에피스클리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희귀질환 치료제인 점을 감안하면 신규 적응증 확장을 위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희귀질환이 난치성인 만큼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은 이미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의미"라며 "글로벌 매출 1위 희귀의약품 다잘렉스가 희귀질환을 기반으로 적응증을 확장하며 시장성을 폭발적으로 키운 만큼, 국내사들 역시 현재 조명받고 있는 영역 외 진출에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알지노믹스는 릴리와 협업하는 난치성 질환 외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핵심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쓰리빌리언은 진단을 넘어 치료제 개발에 주력 기술 활용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항암과 비만 분야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시밀러가 아닌 자체 신약 개발 역량에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