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in리포트]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 '에이비아'
1㎜ 정밀 제어 기술로 협심증 치료 '수가 적용'
국산 기술 임상적 자립 가능성·글로벌 경쟁력 입증

인공지능(AI)과 로봇이 결합한 '피지컬 AI'가 의료 현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1밀리미터(㎜) 단위의 정밀 제어 기술을 갖춘 피지컬 AI가 심혈관 중재술 분야에 전격 투입되며 로봇을 활용한 정밀 의료 시대가 현실화하고 있다.
안정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진은 최근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 보조 로봇 '에이비아'(AVIAR)를 이용해 협심증 환자 박모씨(56세)를 안전하게 치료했다고 6일 밝혔다. 로봇을 통해 복잡한 병변까지 정교하게 시술받은 환자는 합병증 없이 시술 후 하루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국산 1호 관상동맥중재술 로봇 에이비아는 서울아산병원 의료 로봇 기술 역량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2019년 개발됐다. 기능 향상과 보완을 거쳐 2023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승인을 받은 뒤 서울아산병원과 은평성모병원, 강북삼성병원 등에서 실증임상 연구에 활용됐다. 이후 2024년 12월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된 데 이어 실제 임상 현장에 투입됐다.
서울아산병원 측은 "공식 수가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환자에게 더 정밀하고 안전한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에이비아의 임상 적용은 미국·독일·프랑스 등 수입 로봇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의료 로봇 분야에서 국산 기술의 임상적 자립 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라고 전했다.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은 가느다란 카테터(관)를 심장 관상동맥까지 삽입한 뒤, 좁아진 관상동맥에 풍선을 진입시켜 혈관을 넓히고 스텐트를 펼쳐 넣는 고난도 시술이다. 동맥경화나 혈전으로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힌 협심증,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기존엔 의료진이 실시간 엑스레이 영상을 보며 직접 시술해야 했기 때문에 장시간 방사선에 노출되고, 무거운 납 차폐복을 착용해야 하는 신체적 부담이 컸다.

관상동맥중재술 보조 로봇은 이러한 진료 환경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특히 에이비아는 기존 해외 로봇 체계와 달리 가이드와이어, 벌룬, 스텐트 등 최대 5개 시술 도구를 동시에 장착·제어하는 '다채널 체계'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혈관 굴곡이 심하거나 혈관이 딱딱하게 굳은 석회화 병변 등 고난도 복잡 병변 환자에게 최적화된 정밀 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이비아는 해외 로봇 대비 △시술 시간 46% 이상 단축 △환자 방사선 노출량 22% 이상 저감 △실시간 AI 영상 가이드를 통한 정확도 향상 및 조영제 사용량 감소 등 환자 안전을 극대화했다. 시술자 역시 콘솔에서 원격으로 시술 도구를 조종하기 때문에 방사선 노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단 게 서울아산병원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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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1㎜ 단위의 정밀 위치 제어와 시술 중 미세한 감각을 전달하는 햅틱 기능을 탑재해 시술 정확성을 높였다. AI 기반 컴퓨터 체계가 혈관 커브 분석 등 시술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 제공,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돕는다.
향후 관상동맥중재술 보조 로봇은 정밀한 스텐트 삽입을 돕는 것은 물론 의료진 피로도를 낮춰 의료 안전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응급 환자나 감염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비대면 중재 시술 등 다양한 임상적 응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번 시술의 성공은 국산 관상동맥중재술 로봇이 충분히 안전하고 정교하단 것을 입증한 결과"라며 "앞으로 임상 근거를 축적하고 더 다양한 시술에 적용할 수 있도록 로봇을 활용한 임상 기술 고도화 연구를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