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in리포트]
고대안산병원 '국내 560만명 분석 연구'
비알코올성 지방간, 신장암 위험 1.46배↑
비만 동반 시 2.12배까지 상승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음주와 무관하게 발생하는 지방간 질환)이 20~30대 신장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단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비만을 동반할 경우 신장암 발생 위험은 2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주현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009~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한국인 560만여명을 최대 12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최근 미국암연구학회(AACR) 국제 학술지 '암 역학 및 생체지표·예방지'(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 Prevention)에 게재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이 기간 총 2956명의 신장암 환자가 발생했는데,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신장암 발생 위험이 1.4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 정도가 심할수록 위험은 더 커졌다. 중등도는 37%, 중증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70%까지 신장암 위험을 높이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동반된 경우 신장암 발생 위험은 2.12배까지 증가했다.

이 같은 양상은 연령·성별·흡연·음주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젊은 층 신장암 발병의 독립적 위험 인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만성 염증, 산화 스트레스, 인슐린 저항성 등 전신적 변화를 유발해 신장암 발생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명확한 발병 기전 파악을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신장암 발생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암 발생자 수는 28만8613명으로 2013년(22만9471명) 대비 약 25.8% 증가했는데, 이 기간 신장암은 4392명에서 7367명으로 약 67.7% 늘면서 전체 암 증가 폭을 크게 웃돌았다.
유병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23년 신장암 유병자(특정 조사 시점 또는 기간에 해당 질환을 보유한 이들) 수는 6만9451명으로 2013년(2만9069명) 대비 2.4배가량 증가했다. 전체 암 중 8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20~30대 유병자 수는 1447명에서 2553명으로 76.4% 늘었다.
박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식습관 개선과 운동 등으로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라며 "조기 발견과 적극적 관리가 젊은 연령층에서 증가하는 신장암 발병 위험을 줄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