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들의료재단-고대의료원,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소아청소년과 의사 수가 줄면서 진료 공백이 커지는 가운데, 소아 진료의 2차-3차 의료를 책임져온 두 의료기관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눈길을 끈다. 18일 소아청소년병원(2차 의료기관)인 우리아이들병원을 운영하는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은 지난달 28일 고려대의료원과 전략적 교류협력 파트너십 체결을 체결하고, 소아청소년 의료 전문성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이사장 정성관)은 전국 유일 소아청소년과 3대 국가 핵심 병원(소아전문·필수의료·지역협력 중심병원)으로, 이번 전략적 교류협력 파트너십 체결은 서울권에서 대학병원과 교류협력병원 협약을 체결한 최초의 사례로 꼽힌다. 특히 종합병원이 아닌, 소아청소년과 단일과 병원이 대학병원과 교류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은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로 평가된다.
우리아이들병원과 고려대학교의료원은 이번 체결을 계기로 각자의 철학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진료·연구·교육·행정·의료정보·IT 시스템 등 병원 운영 전반에서 실질적 성과와 혁신을 함께 만들어가기로 했다.
먼저 진료 분야에서는 소아청소년 환자에 대한 의뢰·회송 체계를 강화하고, 중증도에 따라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신속하게 연결될 수 있는 협력 기반을 마련한다. 우리아이들병원에서 진료한 아이 가운데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고려대의료원에서 보다 체계적인 진료를 받게 된다. 상급병원 치료 이후 지속적인 외래 관리, 회복기 진료가 필요한 환자는 다시 지역 내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
앞서 양 기관은 진료협력센터를 중심으로 의뢰·회송 체계를 운영해왔다. 우리아이들병원-고려대구로병원 간 진료 의뢰·회송 건수는 2025년 약 300건, 2026년 5월 현재 기준 약 100건이다. 성북우리아이들병원-고려대안암병원 간에도 2025년 약 120건, 2026년 현재 약 60건의 진료의뢰·회송이 이뤄졌다. 이는 단순한 기관 간 협력에 그치지 않고, 환아의 상태에 따라 상급종합병원과 지역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이 역할을 나누고 다시 연결하는 실질적인 협력 체계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예로 구토, 어지러움, 보행 장애로 우리아이들병원을 찾은 5세 남아가 진료 과정에서 신경학적 이상 소견을 보이자, 협력진료 체계를 통해 당일 고려대구로병원 소아신경과로 빠르게 전원됐다. 해당 환아는 이후 교뇌 해면상 혈관종이라는 희귀 질환을 진단받았으며, 양 기관의 긴밀한 연계 시스템을 통해 골든타임 내 빠른 진단·치료를 실시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상급종합병원 진료 이후 지역 내 지속적인 외래 관리가 필요한 환아들이 우리아이들병원과 성북우리아이들병원으로 회송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폐렴, 기관지 천식, 요로감염, 알레르기 질환 등 소아청소년에게 흔하지만 지속적인 관찰과 관리가 필요한 질환에 대해 양 병원이 회송 환자를 진료하며, 상급종합병원과 지역 소아청소년 전문병원 간 역할 분담과 연속 진료의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눈에 띄는 건 우리아이들병원 의사들이 고려대의료원 교류협력 교수로 위촉됐다는 것이다.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은 "우리아이들병원 의료진이 고려대의료원과의 협력체계 속에서 교류협력 교수로 위촉된 건, 단순한 직함 부여를 넘어 소아청소년 전문 진료 현장에서 쌓아온 임상 경험이 대학병원 수준의 교육·연구 체계와 연결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교류협력 교수'로 위촉된 우리아이들병원 의사는 학술활동, 교육, 연구, 연수, 진료 참관 등 다양한 교류 기회를 확대하고, 최신 의학 지식과 대학병원 수준의 임상 경험을 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전망이다. 의료진 개인의 전문성을 강화할 뿐 아니라, 병원 전체 교수진의 역량 향상으로 이어져, 진료서비스 질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리아이들병원은 기존에도 다수의 의과대학 학생 실습과 간호대생 실습을 운영해왔지만, 이번 체결 이후 수련의·전공의까지 포함하는 다기관 수련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이를 통해 2차 전문병원의 소아청소년 진료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교육 기회를 확대 제공해 젊은 의료인들이 자연스럽게 소아청소년 필수의료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진료와 연구, 교육에만 머물지 않는다. 양 기관은 행정 시스템, 의료정보 시스템, IT 관련 분야에서도 서로의 경험과 자원을 공유할 예정이다. 병원 운영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의료 질 관리, 감염관리, 환자 안전, 인증평가 대응, 전산 시스템, 데이터 기반 운영, 행정 교육 등 병원 운영 전반에 걸쳐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의료서비스 환경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연구 분야에서는 공동연구, 임상연구, 다기관 연구, 연구윤리 및 IRB 관련 협력, 의학정보 활용 등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검토한다. 이미 우리아이들병원은 고려대의료원과 다양한 연구 협력 경험을 이어왔다. 대표적으로 고려대안암병원과 함께 '연속적인 소아청소년 질환 통합 관리를 위한 실증 기반 디지털 홈스피탈 플랫폼 구축' 연구를 함께 수행하며,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소아청소년 질환 관리 모델의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소아 예방접종 백신 분야에서도 협력 연구를 진행했다. 독감백신과 수두백신의 효용성 연구 등을 통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방 중심의 소아청소년 건강관리 체계 고도화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향후에도 우리아이들병원이 가진 소아청소년 환자 진료 경험과 고려대의료원의 연구 인프라를 결합해, 실제 현장 수요에 기반한 의미 있는 소아청소년 의료 연구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소아청소년 의료의 현실이 매우 엄중하다는 점을 의료원 역시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기반으로 진료, 연구, 교육뿐 아니라 행정 시스템, 의료정보 시스템, IT 분야까지 폭넓게 협력하며, 고려대의료원의 좋은 DNA를 우리아이들병원에 자연스럽게 확산할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성관 이사장은 "고려대 출신으로서 학교를 떠난 이후에도 늘 자유·정의·진리의 정신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왔다"며 "이번 교류협력은 단순히 협력병원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데 목적이 있지 않으며 고려대가 가진 가치와 의료의 정신을 우리아이들병원의 진료, 연구, 교육, 사회공헌, 행정 시스템 전반에 녹여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