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인데 벌써" 이른 폭염에 사망자까지...온열질환자 4배 넘게 급증

"5월인데 벌써" 이른 폭염에 사망자까지...온열질환자 4배 넘게 급증

홍효진 기자
2026.05.19 16:25

15~18일 누적 온열질환자 69명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배↑

2025~2026년 온열질환자 수 비교.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2025~2026년 온열질환자 수 비교.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전국적인 '이른 폭염'에 온열질환자가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첫 사망 사례가 보고된 가운데 본격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7~8월을 앞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감시체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15~18일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6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명) 대비 4.6배 늘었다. 앞서 감시체계 운영 첫날인 15일엔 온열질환으로 인한 올해 첫 사망자가 나오며 2011년 감시체계 시행 이래 가장 이른 사망 사례로 보고된 바 있다.

온열질환은 폭염이나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체온 조절 기능이 한계에 이르며 발생한다. 지난해 온열질환자 수는 4460명으로 전년 대비 20.4% 늘었고, 역대 '최악의 폭염'이었던 2018년(4526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연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약 70%로 올여름은 더 더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온열질환은 증상 종류와 정도에 따라 열부종, 열발진(땀띠), 열경련, 열탈진(열피로), 열사병으로 구분한다. 이 중 특히 열사병은 체온 조절 기능이 무너져 중추신경계 이상과 장기 손상 및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상태다. 열사병은 구토·두통·어지럼증 등과 40℃ 이상 고열을 동반한다. 고열로 인해 △혼란 △섬망 △혼수상태 △발작성 경련 등 신경학적 이상을 보일 수 있다.

경북 포항시의 낮 최고기온이 27도까지 올라가며 초여름 날씨를 보인 지난 17일 시민들이 송도해수욕장 평화의 여신상 광장에 조성된 인공야자수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스1
경북 포항시의 낮 최고기온이 27도까지 올라가며 초여름 날씨를 보인 지난 17일 시민들이 송도해수욕장 평화의 여신상 광장에 조성된 인공야자수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스1

배준원 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다른 온열질환이 전형적으로 다량의 땀과 함께 발생하는 것과 달리 열사병은 체온조절 중추 문제로 전혀 땀이 나지 않는 상태로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본인이 인지할 수 없는 단계의 질환으로, 폭염 속에서 급격한 신경학적 이상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119에 신고해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사병은 치료가 늦어지면 의식 저하·다발성 장기부전·혈액 응고 장애·출혈성 합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임지용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우선 환자를 그늘 등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꽉 조이는 옷을 입었다면 느슨하게 하거나 제거해야 한다"며 "피부에 물을 뿌리고 부채·선풍기로 바람을 쐬게 해 증발 냉각을 유도하고 목·겨드랑이·사타구니 등 큰 혈관이 오가는 부위에 아이스팩을 대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다만 의식이 떨어진 환자에게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하면 기도로 넘어가는 흡인 위험이 있어 피해야 한다.

온열질환은 대부분 실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건설 현장·논밭 등에서 작업하거나, 야외 스포츠 활동이 잦은 사람 등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바깥 활동이 불가피하다면 그늘에서 자주 쉬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통풍이 잘되는 밝은색 옷 등을 활용하는 게 좋다. 더위에 취약한 고령층은 체온 변화에 둔감하고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폭염·온열질환 종합 대응 체계는 행정안전부 총괄로 여러 부처와 지자체가 역할을 맡아 가동 중"이라며 "질병청은 온열질환 발생 동향을 일일 단위(응급실 표본)로 감시해 예방 활동을 돕고 예방수칙 공유 등 국민의 안전한 활동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행안부는 올해부터 체감온도 38℃ 이상 폭염 시 발령되는 '폭염중대경보'를 새로 도입, 정부 비상대응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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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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