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협회는 뭐하나" 뿔난 간호사들…복지부에 '감사 정보 공개' 소송

"간호협회는 뭐하나" 뿔난 간호사들…복지부에 '감사 정보 공개' 소송

박정렬 기자
2026.05.21 16:01

행동하는간호사회, 보건복지부에 행정소송
3년 치 감사 계획·결과, 후속 조치 등 공개 요구

대한간호협회 예산 추이/그래픽=이지혜
대한간호협회 예산 추이/그래픽=이지혜

간호사들이 자신들의 이익단체인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의 감사 결과를 공개하라며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500여개에 달하는 복지부 산하 비영리법인에도 선례가 될 수 있는 사안이란 점에서 소송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행동하는 간호사회(이하 행간)는 지난 1월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감사 정보 공개를 골자로 한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다음 달 10일 첫 변론 기일을 갖는다고 21일 밝혔다.

행간은 소송을 통해 복지부에 최근 3년간 감사실시 계획, 결과 보고, 조치사항 등을 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간협은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과 함께 복지부 소관 비영리법인(기타 특수법인)에 속한다. 주무관청인 복지부에 매년 사업실적·계획 등을 보고하고 3년마다 한 번씩 사무에 대한 감사를 받는다. 간협은 2023년에 이어 올해 2월 감사를 받았다.

간협은 간호대학 정원 증가로 간호사 회원 수가 매년 늘면서 수입이 2024년 97억원에서 2025년 100억원, 올해는 예산안 기준 210억원(회관 건립 적립금 90억원 포함)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 간호사 수./사진=대한간호협회
연도별 간호사 수./사진=대한간호협회

하지만 행간은 '간호사 입장에서 간협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간호사는 의무적으로 협회에 가입해 회비를 내고 있지만 간선제라 일반 회원은 회장 등 임원 선거권이 없고, 운영상황이 투명하지 않아 회비 인상 필요성이나 재정상 문제 등도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소송 원고인 최정화 행간 운영위원(전 위원장)은 "협회의 운영·재정 집행에 대한 정보 접근권이 제한된 상황에 대의원이나 회장을 (선거 등을 통해) 민주적으로 통제할 방법도 사실상 없다"며 "주무관청인 복지부가 감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개선 방안을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간은 지난해 복지부를 상대로 간협 감사 결과를 공개하라며 정보공개 청구와 이의신청, 행정심판을 잇달아 제기했으나 모두 기각당했다.

복지부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5항·7항에 근거해 감사 결과를 비공개했는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는 정보이며 △경영이나 영업상 비밀 사항으로 공개 시 정당한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행간 측 변호인은 "간호사 자신이 속한 단체에 대한 알권리를 침해하는 처사"라며 "감사 결과가 피감기관(간협)에만 공유되고 회원에 알려지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봐주기 감사'가 가능한 것으로 공개 시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반박했다.

또 "간호법상 '간호사중앙회'로서의 공적 지위를 갖는 간협은 유일한 단체로, 어느 단체와 경쟁하는 관계도 아니다"며 "이에 경쟁 상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고 설령 그렇다고 해도 감시의 필요성이 더 크게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간호인력지원센터 강당에서 열린 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 발대식에 참석해 취지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간호인력지원센터 강당에서 열린 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 발대식에 참석해 취지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다만 복지부는 "정보공개는 간호사 이외에 일반인도 청구할 수 있는데, 감사 결과를 한 번 통지하면 간협에 악의를 갖는 미특정 인물도 이를 청구할 수 있게 된다"며 "간호사에게 주더라도 정부가 어느 쪽으로 유통되는지 알 수 없어 비공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조직은 감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지만, 비영리법인은 (조직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다"며 "대외 공개할 수 있는 사업보고서 등은 간협도 회원들에게 총회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간은 이번 행정소송을 두고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는 단체에 대한 정부의 감독 책임과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이라는 사회적 기준을 세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번 행정소송은 또 다른 비영리법인에도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월 기준 복지부 소관 비영리법인은 사단법인 283개, 재단법인 154개, 특수법인 65개 등 총 502개에 달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