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금연도 했는데, 숨 차고 항문 빠지는 느낌"…약값이 더 무섭다

"30년 전 금연도 했는데, 숨 차고 항문 빠지는 느낌"…약값이 더 무섭다

박미주 기자
2026.09.2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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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폐쇄성폐질환(COPD) 73세 환자, 본지에 질환과 높은 약값에 따른 고통 호소해 와
치료비 '두필루맙' 건강보험 적용 호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숨 쉬는 게 이렇게 절실한 일인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모릅니다. 하루 빨리 '두필루맙' 치료제가 보험이 돼 돈 걱정 없이 숨 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제발 편안히 숨 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COPD는 염증 반응으로 기도와 폐포가 손상돼 공기 흐름이 제한되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만성기침, 호흡곤란 악화, 가래, 쌕쌕거림(천명음), 흉부 압박감, 피로감 등이 특징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10대 사망 원인 중 허혈성 심장질환, 뇌졸중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만 65세 이상 COPD 유병률은 25.6%, 40세 이상 성인의 COPD 유병률은 12.7%다. 그러나 질환 인지율은 2.3%에 그친다. 폐 기능이 손실되기 전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폐 기능이 50% 이상 손상돼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다가 크게 병이 악화하고서야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 안양시에 거주하는 73세 김영호씨(가명)도 그랬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수 추이/그래픽=이지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수 추이/그래픽=이지혜

김씨는 머니투데이에 COPD 진단을 받기 전 어떤 증상이 있으며, 현재는 어떤 고통에 빠져 있는지를 상세히 담은 편지를 보내왔다.

김씨는 "4년 전 병을 진단받고 나서야 COPD라는 병명을 알게 됐다"며 "진단 전 한 달에 2~3번씩 산에 오르고 금연한 지도 30년이 넘었다. 주변에서는 '저렇게 건강한 사람이 무슨 병에 걸리겠냐'고 할 정도였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러던 어느 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기 시작했고, 순간적으로 항문이 빠지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지만 가만히 있으면 괜찮아지곤 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며 "이듬해 10m 거리를걷는데도 숨이 가빠지고 헐떡그렸으며, 밤에는 기침이 심해져 잠을 이룰 수 없었고, 입맛은 사라지며 몸은 점점 지쳐갔다"고 했다.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니며 검진을 받았지만 심장 쪽 검사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뒤늦게 호흡기내과로 옮기고 나서야 COPD 진단을 처음 받게 됐다.

김씨는 "이후 흡입기 치료를 시작했지만 계속 숨이 차고 기침이 그치지 않아 회사에서 휴직 권고를 하고 결국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며 "집을 떠나 요양지로 갔지만 새벽에는 숨이 아예 막혀왔고 119를 호출해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고 했다. "가을에는 복통과 구토가 겹치며 물조차 넘기지 못했고 몸무게는 73㎏에서 59㎏까지 빠졌다"며 "나중에는 휴대용 산소호흡기를 쥐고 다녀야 했으며 갑자기 숨이 막히다가 구급차에 실려가 열흘간 입원했다"며 그간의 고통을 전했다.

그의 인생이 바뀌게 된 전환점은 두필루맙 치료제였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급여로 비용을 감당해야 했지만 두 번째 약 투여 후 숨 쉬기 편해졌고, 잃어버렸던 후각도 조금씩 돌아왔다. 이제는 몇 층을 걸어 올라도 거뜬해졌다. 치료 시작 이후로는 응급실을 찾는 일도 없었다. 지난해에는 직장에도 복귀했다. 장거리 운전도 하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높은 치료비는 또 다르게 김씨를 옥죄어왔다. 김씨는 "4년간 병원을 오가며 치료비로 수천만원을 썼고 모아둔 퇴직금도 사라졌다"며 "매달 받는 국민연금도 고스란히 치료비로 나가버리고, 계속 약을 투여해야 하다 보니 앞날을 생각하면 희망이 사라지고 막막해진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약을 맞는 빈도를 줄여봤지만, 이제는 그렇게 해도 매달 돌아오는 주사비 청구서 앞에서 마음은 점점 더 무겁기만 하다"며 "약값이 없어서 다시 숨 못 쉬던 그때로 돌아갈까 봐, 솔직히 너무 겁이 난다. 치료제가 보험이 돼 편히 숨 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한편 두필루맙의 한 달 치료비는 비급여 기준으로 약 15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제약사인 사노피가 COPD 환자 치료 시 두필루맙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수 있도록 급여를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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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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