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 '거래소 독점' 문제 있다"

"증권거래 '거래소 독점' 문제 있다"

황은재 기자
2009.05.20 10:01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채권부장.."거래 투명성에서 효율성으로 패러다임 변화"

이 기사는 05월19일(09:55)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거래소가 증권거래를 독점하는 한 증권사가 대형 투자은행(IB)으로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금융시장은 경쟁을 통해 발전하고 효율성을 높여 왔는데 현행 법체계는 거래 시스템에 대한 경쟁 자체를 막고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채권부를 이끌고 있는 성인모 부장(사진)은 더벨과 인터뷰에서 장외채권거래의 투명성이 확보된 이상 '효율성'에 기반한 시장 관리로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선진국처럼 증권사들이 전자거래시스템을 만들어 거래소를 대신해 거래를 주선할 수 있도록 규제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이뤄지는 채권 거래 관행을 전자거래시스템 거래로 유도하려면 거래소 이외의 거래시스템을 금지하는 현행법이 바뀌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성 부장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의 근본 취지가 IB 육성이라면 IB의 사업분야 가운데 하나인 장외 전자거래소 개설을 가능케 해야 한다"며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의 경우 다크풀(DarkPool) 개설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장외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고 하면 몰상식한 사람 취급을 당했다. 성부장이 협회 채권부(당시 증권업협회 채권시장실)를 막 맡았을 때였다.

정부와 거래소, 학계는 채권의 장내 거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인 채권투자가 부진은 장외거래 탓으로 돌려졌고 메신저를 통한 거래 관행으로 '비리의 온상'으로 비쳐졌다.

증권사들의 '입'이 돼 줘야 할 협회는 힘이 없었다. 선진국도 대부분 장외채권거래를 하고 있고 장외 채권거래에 다양한 참여자가 있어 호가가 투명하다고 역설했지만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없었다. 증권사조차 협회를 외면할 정도였다.

성 부장은 당시에 대해 "장내 채권거래 의무화 논쟁이 거래소와 협회간의 채권시장 주도권 싸움으로 비춰졌지만 그것은 잘못된 시각"이라며 "거래소와 협회가 시장 발전을 놓고 벌인 경쟁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쏟아지는 비난과 공격을 방어하는 데 급급하지 않았다. 대신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채권시장의 의제를 설정하고 주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인프라(Infra) 구축이 급선무라는 판단에 채권정보시스템(http://www.kofiabond.or.kr)의 재단장에 나섰다. 1단계 목표인 '채권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

2단계는 장외시장의 투명성 제고. 채권매매 체결 15분 이내에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토록 하는 '15분 원칙(rule)'을 살려 2007년12월 호가집중제도를 공개했다. 성부장은 "15분 룰은 기존 규정에 있었던 것으로 관련 규정과 시스템을 갖추고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장외채권시장이 불투명하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라고 돌아봤다.

금융기관의 장외채권거래 내역이 실시간으로 공시되자 장외채권거래의 투명성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고 기획재정부의 국고채전문딜러(PD) 장내거래 의무화 폐지를 이끌어냈다.

투명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자 '시장의 효율성 제고'에 착수했다. 회사채 투자를 활성화하고, 신용파생상품 시장 발전을 위해 최근 금융위원회 등과 부도율·회수율 인프라 구축했다. 채권인수 실적을 집계한 리그테이블 공표하고 있다.

지금은 그가 구상하는 4단계쯤에 와 있다고 한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신규 상품을 만들어 채권관련 상품 기반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성 부장은 "채권시장은 금융시장의 핵심 인프라지만 주식시장에 비해 발전이 더디다"며 "금융시장의 선도시장으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자거래시스템(ATS)을 도입하고 채권지수를 발표해 ETF 등의 채권관련 상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다양한 채권발행을 위한 제도 정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성 부장은 "외국인 채권투자가 급증했고 관련 파생상품 시장도 급성장하는 등 지난 3년간 금융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변하고 있는 분야가 채권이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답했다.

한국 채권시장을 가깝게는 아시아, 멀리는 세계시장의 선도하는 시장으로 키우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