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엔화 거침없는 상승…동반 랠리 이어지나

금값·엔화 거침없는 상승…동반 랠리 이어지나

김성휘 기자
2010.09.08 16:27

유럽 금융권 불안감에 금값 사상 최고, 엔 15년 최고 경신

금 값이 사상 최고가로 치솟는 등 안전자산 선호 성향이 다시 두드러지고 있다.

12월물 금 선물은 7일 뉴욕시장에서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인 온스당 1259.3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쳤다. 유럽위기가 고조됐던 지난 6월18일의 종가인 1258.3달러를 경신한 것이다.

최근 엇갈리는 경제지표에 갈짓자 행보를 보이던 금값이 이날 다시 뛴 계기는 역시 유럽악재 때문이다. 유럽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심사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일부 금융 기관들이 리스크가 높은 자산을 실제보다 적게 신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기 때문이다.

미국 인터랙티브 브로커즈의 앤드류 윌킨슨 스트래티지스트는 "유로존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스트레스 테스트가 부실했다는) 주장에 현재로선 반론도 없다"고 지적했다.

스위스 MKS파이낸스의 압신 나바비 이사도 안전자산 추구 현상을 지적, "온스 당 1255달러가 새로운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그 이하로는 금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조적인 금값 상승 요인도 있다. 금 생산비용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2003~2009년 금 보유량을 75% 늘렸고 러시아 금 보유량은 지난해에만 29% 불었다.

경기둔화를 막기 위한 세계적 저금리 기조도 금값을 밀어 올린다. 저금리가 계속되면 일반적으로 통화 가치가 하락, 금값이 상대적으로 오른다.

또다른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일본 엔화 가치도 이날 더 치솟았다. 엔화는 7일 장중 달러당 83.51엔으로 한 데 이어 8일에는 이보다 더 하락하는 강세를 보였다. 1995년 6월 이후 15년 3개월 만이다.

유럽발 불안이 고조되면서 저금리 체제 아래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엔화를 매수하자는 분위기가 퍼졌다. 여기에 미국이 대규모 부양책을 마련, 달러가 풀린다는 기대도 엔고를 부추겼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엔고에 대해 개입 의지는 분명히 하고 있지만 막상 저지할 수단은 부족한 모순에 빠져있다. 내부적 요인보다는 중국의 일본 국채매입, 달러 트레이드 등 외부적 요인이 더 큰 때문이다.

일본은행(BOJ)이 전날과 지난달말 긴급회의를 통해 초저금리 대출 규모를 20조엔에서 30조엔으로 늘리는 완화조치를 취했지만 엔고는 단 하루 주춤했을 뿐이다. 오히려 이날 일 국채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는 중국이 지난7월에도 일본국채 5830억엔 순매수한 것으로 알려지며 엔화 가치를 더 밀어올렸다. '미스터 엔'으로 통하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는 엔이 달러당 80엔대까지 속절없이 하락(엔가치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가 7일 추가 완화조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엔고의 배경이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15년만의 엔고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지금처럼 달러 대비 엔화의 강세가 지속되면 엔화와 금값이 서로를 끌어올리며 안전자산들의 동반 랠리가 장기간 펼쳐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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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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