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실패한 클린턴의 '오바마 대통령 구하기'

[기자수첩]실패한 클린턴의 '오바마 대통령 구하기'

엄성원 기자
2010.11.04 07:17

2일(현지시간) 실시된 중간선거는 예상대로 민주당의 참패로 끝났다.

하원의원 선거에선 60석 이상을 내주며 2006년 이후 지켜온 원 다수당의 자리를 공화당에게 빼앗겼다. 주지사 자리도 7곳 이상 넘겨주며 주지사수에서도 공화당에 밀리게 됐다. 상원에선 턱걸이로 다수당 지위는 지켜냈지만 6석을 내주며 당분간 '슈퍼 60석'은 꿈도 꾸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패하며 오바마 대통령의 지역구를 내어주는 수모를 겪는가 하면 해리 리드 상원 원내 대표는 선거 패배 직전까지 내몰리기도 했다.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누구보다 열심히 선거 지원 활동을 펼친 이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다. 전국을 돌며 100차례 이상 지원 유세에 나섰다. 웬만한 당직자보다 적극적이었다.

뉴욕타임스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최근 모습에 대해 "42대 대통령이 44대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뛰고 있다"고 논평했다.

16년 전 집권 1기 당시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의 지배권을 공화당에 내준 뒤로 클린턴 전 대통령 국정 운영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당초 공약했던 개혁 내용이 번번이 공화당의 반대에 밀려 좌절됐다.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개혁법안은 의회를 거치는 동안 난도질당하기 일쑤였고 백악관에 돌아온 법안의 모습은 처음과는 사뭇 달랐다.

누구보다 '여소야대' 상황 하에서의 국정 운영이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클린턴 전 대통령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패배가 예상되는 중간선거를 앞두고있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동병상련'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동분서주에도 불구, '야소야대' 정국은 다시 돌아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수정 요구를 받아들이는 대신 개혁의 방향성을 지켜내려 했다. 그 결과 당시 국정은 큰 난맥상 없이 비교적 원활하게 운영됐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교훈을 되살려야 한다. '마이웨이'를 고집해 기존의 개혁 드라이브를 강요하는 것은 자멸의 길이자 공화당이 말하는 실패한 단임 대통령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지금 미국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상생과 협력을 통한 경기 회복이지 개혁의 속도를 올리기 위한 대립과 대결이 아니다. 국민들이 왜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어줬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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