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바레인에 1000명 이상 병력 파견
사우디아라비아가 바레인의 반정부 시위 진압을 위해 병력을 파견한데 대해 이란이 강력 반발을 하면서 이 지역 정국 불안이 가중될 전망이다. 또 세계 최대 산유국간의 갈등으로 인한 유가의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사우디는 14일(현지시간) 바레인 정부의 요청에 따라 1000명 이상의 병력을 파견했다. 같은 수니파 왕정인 바레인에서 왕가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확산되자 시아파 영향력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해 전격적으로 군을 투입한 것이다.
앞서 바레인 정부는 시위가 날로 격화되자 지난 13일 걸프협력협의회(GCC)에 병력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바레인 경찰은 이날 최루가스와 고무탄 등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지만 결국 수만명에 이르는 시위대 강제 해산에 실패했다.
GCC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UAE)도 시위 진압을 위해 경찰 500명을 파견한 상태다.
이에 바레인 시위대는 사우디의 군사 개입에 흔들림없이 시위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국제적인 군사 개입이 "뻔뻔스러운 조치"라며 "이는 선포되지 않은 전쟁"이라고 비판했다.
시아파 최대 야당 웨파크 소속이었던 자와드 페어로우즈는 최소 24대의 사우디 탱크가 바레인 인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은 최후의 카드를 빼들었다"며 "위기는 더 심화될 것"이라며 말했다.
사우디의 개입으로 미국도 딜레마에 빠졌다. 기존 정권을 지원하되 점진적인 개혁이 이뤄지도록 돕는다는 입장이지만 시위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백악관은 GCC 국가들에게 군사 개입을 자제하고 가급적 대화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미 국방부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물론 마이크 멀런 합참의장도 사우디의 병력 파견을 미리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우디와 GCC 군대의 상황을 면밀히 감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레이펀 미 국방부 대변인은 "분파간 갈등을 확산시킬 수 있는 모든 행동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며 "평화와 협상을 우선할 것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시아파가 지배하는 이란이 바레인의 시위대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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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의회 외교정책위원회 카젬 잘랄리 대변인은 다른 나라의 군사 개입이 바레인 시위대를 자극할 수 있다며 이는 "일종의 범죄"라고 비난했다.
알라 아크바르 살레히 외무장관도 파르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바레인은 자국민에게 폭력을 동원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며 "군사 개입은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병력을 요청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GCC내에서도 군사 개입이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압둘칼레크 압달라 아랍에미리트대 정치학 교수는 "군사 개입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4일(현지시간) 바레인의 국가부도위험도를 나타내는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전일 대비 22베이시스포인트(bp) 상승한 315bp로 마감했다. 이는 2009년 7월 이후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