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당시 사용된 고엽제가 경북 왜관에 대량으로 묻혀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미국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미국 CBS뉴스는 16일(현지시간) 1978년에 한국에서 근무한 퇴역군인 인터뷰를 통해 고엽제를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소재한 주한미군 캠프 캐롤 기지주변에 묻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CBS뉴스에 따르면 당시 캠프 캐롤에 중장비 기사로 근무했던 스티븐 하우스는 어느날 상관으로부터 하수로를 파라는 명령을 받았다. 파내려간 하수로는 거의 도시 한 블록에 달하는 길이였다.
하우스는 "밝은 노란 빛깔인 55갤론(약 208리터) 드럼통이 여러 개 있었고, 깡통에는 베트남 지역, 오렌지 화합물이라고 적혀 있었다"라고 회고했다.
하우스와 함께 일했고 웨스트 버지니아주에 사는 로버트 트레비스는 "드럼통은 약 250개였고, 드럼통에는 '화학 종류의 고엽제'로 써있었다"며 "드럼통에는 북베트남, 1967년이란 날짜가 적혀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트레비스는 그가 창고 바깥으로 손으로 하나하나 굴려서 드럼통을 내보낸 걸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드럼통에서 새어나온 고엽제가 내게 스며들었다"라고 말했다. 곧바로 트레비스의 온 몸에 붉은 뾰루지가 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내 목과 등에도 관절염이 있다"며 "내 손목과 팔목, 발은 약해서 얼마나 많이 부러졌는지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재향군인의료센터와 클리닉에서 재직 중인 나네트 아우림마 박사는 "이 환자가 얼마나 고엽제에 많이 노출되었는지 지금으로서는 정확하기 진단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암과 같은 15종류 질병이 고엽제와 연결되어 있는데, 당뇨병과 신경질환도 포함한다. 하우스는 두 가지 모두를 앓고 있다.
아우림마 박사는 "많은 군인이 그들이 정글에 있는 동안에 그들의 발에 극도의 마비가 왔다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캠프 캐롤에서 당시 고엽제 드럼통을 묻을 때 발에 마비가 오기 시작한 리차드 크래머는 두 달간 군인병원에서 보냈다. 10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
크래머는 "발목과 발가락이 부풀어 있으며 등에 만성적인 관절염을 앓고 있다"며 "눈병도 얻었고, 청력에도 이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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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뉴스는 고엽제에 노출된 여러 군인이 병들었다면 고엽제가 묻힌 지역에 사는 한국인에게도 영향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지하수 오염물질에 전문가인 애리조나 주립대학 환경 엔지니어학과 피터 폭스 교수는 "만약에 이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지하수를 끌어다 사용했다면, 오염물질은 분명히 식료품 공급이나 마실 물에 쓰였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폭스 교수는 "고엽제를 정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물을 모두 퍼내고 또 퍼내서 처리하는 방법뿐인데 이런 경우 50년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