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IMF-EU와 5년짜리 긴축안 합의" 막판에 낙폭 줄여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다우지수가 장중 200포인트 가까이 빠지는 등 큰 폭 하락한 뒤 막판에 낙폭을 줄이면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59.52(0.49%) 하락한 1만2050.15로 마감했다. 또 S&P500지수는 3.62(0.28%) 밀린 1283.52를, 나스닥지수는 17.56(0.66%) 오른 2686.75를 각각 기록했다.
마감을 1시간 앞두고 그리스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 측과 긴축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낙폭 만회에 도움을 줬지만 하락장을 뒤집지는 못했다. S&P500은 장중 1270선이 깨지며 추락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면서 1280선에서 멈췄다.
알코아는 장중 3% 가까이 밀렸으나 0.3% 하락으로 마감했다. 쉐브론은 유가가 떨어진 탓에 1.9% 하락했다. 식품회사 콘아그라는 0.3% 하락했다. 콘아그라는 지난 분기 EPS가 47센트로 예상치 48센트를 채우지 못했다.
제약업종엔 호재가 있었다. 화이자는 1.9%,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는 5.7% 뛰었다. 양사의 심장질환제 신약이 기존 약보다 효과가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들의 경쟁사인 바이엘은 독일 증시에서 6.3% 하락했다.
주택업체 레나는 예상보다 나은 분기실적을 내면서 2.27% 올랐다. 시장이 부진해 전년보다 실적이 악화됐지만 전망치보다는 좋았던 영향이다. 이밖에 마감 후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발표한 오라클은 0.5% 상승했다.
나스닥에서 애플은 2.7%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보합세로 마감했다.
이날 장은 3가지 악재를 한 번에 안고 출발했다. 우선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나빴다. 국제에너지국(IEA)는 세계 원유수급을 위해 회원국의 비축유를 총 6000만배럴 방출하겠다고 밝히면서 유가 하락을 야기했다. 여기에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유로존 재정문제가 은행권을 위협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고 경고했다.
◇고용&주택 지표 악화=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6월1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42만9000건. 블룸버그통신이 사전 집계한 전망치 평균 41만5000건보다 예상 외로 많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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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업들이 여전히 고용확대에 몸을 사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이 수치는 예상 이상으로 크게 줄어 시장에 호재가 됐지만 이날은 반대로 큰 악재가 됐다.
또 미국의 지난 5월 신규주택 매매는 전월 대비 2.1% 감소, 연율 31만9000채를 나타냈다고 미 상무부가 밝혔다. 신규주택 매매는 3~4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석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4월 잠정치는 6.5% 증가, 연율 32만6000채로 수정 발표됐는데 5월엔 이보다 7000채 모자란 것이다.
주택시장 부진은 실업률과 함께 미국 경제의 큰 고민거리다. 주택시장 부진은 미국 경제 다른 부분에도 부담을 준다. 미 유통업체 타깃의 그렉 스타인하펠 CEO는 지난주 투자자 미팅에서 "경기회복이 느리고 고르지 않게 나타날텐데 특히 중산층 가정이 문제"라며 "이 중산층 가정이 가처분 소득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늘리려면 주택시장 개선과 소득 증대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리셰의 경고vs긴축안 합의= 그리스에 대해선 호재와 악재가 교차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유로존 재정문제가 은행권을 위협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고 경고했다. 상당히 강력한 경고를 던진 셈인데 이 때문에 유럽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고 뉴욕증시 초반 하락에도 영향을 줬다.
ING투자운용의 폴 젬스키 자산관리팀장은 상황이 아주 나쁘다며 특히 트리셰 총재의 발언은 "정치인들에게 현재 상황이 매우 심각하며 그리스가 옳은 결정을 하지 못하면 위기가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것이 투심에도 악영향을 주고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장 막판 로이터는 그리스 정부와 IMF, EU가 5년짜리 긴축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다우지수는 일순간 낙폭을 100포인트 가까이 줄이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소식은 다우가 0.5% 미만의 낙폭으로 마감하는 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신중론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그리스 의회의 지지를 얻어야 긴축안에 효력이 발생하므로 다음주 의회 표결까지는 섣불리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밀러 타바크&코의 피터 부크바르 스트래티지스트는 "주가가 오르는 건 맞지만 단지 헤드라인일 뿐이고 풀스토리는 모른다"며 "단지 정부 긴축안이 의회 통과가 좀 더 용이하게끔 바뀌었는지가 중요하고 다시 한 번 이것은 헤드라인일 뿐이지 다음 주에 완전히 통과되기 전까지는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원유비축 6천만 배럴 푼다=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 인도분 선물은 뉴욕에서 전 거래일 대비 4.6% 하락한 배럴당 91.05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장중 90달러 선마저 내주며 크게 밀렸다.
국제에너지국(IEA)이 비상용 원유재고(비축유) 가운데 6000만배럴을 긴급 방출하기로 한 것이 유가를 끌어 내렸다.
반면 달러인덱스(DXY)는 상승, 오후 3시3분 현재 전날보다 1.16% 오른 75.65를 기록했다. 전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추가 양적완화를 예고하지 않으면서 달러 약세 전망은 수그러들고 거꾸로 강세가 실현됐다.
금값은 달러 강세와 유가 하락 속에 2% 넘게 떨어졌다. 8월 인도분 금 선물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오후 3시25분 현재 전날보다 온스 당 31.40달러(2.02%) 떨어진 1521.50달러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