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톤급 태풍인가 아니면 찻잔속 태풍에 불과한 것인가.
세계3대 신용평가사중 하나인 S&P가 5일(현지시간) 미국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강등하며 그 영향이 어떻게 파급될 지 주목되고 있다. 세계증시가 살얼음판을 걷는 시점에 발생한 세계최강 대국의 전후무후한 등급하향이라는 점에서 예단을 불허한다.
등급 하향 자체보다..
특히 월요일 아침에 개장되는 아시아 시장 움직임이 관건이다. 일단 시장에서 S&P의 등급하향 가능성이 일치감치 예상돼 온 점, S&P만 나홀로 등급을 한단계 내린 점, 그리고 등급하향이 다른 신평사와 달리 정치적 판단성격이 강하다는 점, 단기국가신용등급은 그대로 유지한 점 등은 낙관적 전망을 가능케하는 요인이다.
아인 린젠 CRT 캐피탈 그룹 국채투자전략가는 "최소한 한군데 신용평가사가 미국등급을 하향조정 할 것이란게 예상돼 왔다"며 "월요일 아시아 시장이 문을 열면 개장 초기 잠깐 반사적인 미국국채 매도가 있은 후 곧바로 랠리로 복귀할 것"으로 봤다. 신용등급 보다 펀더멘털에 국채시장에 더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역사적으로도 신용등급 하락후엔 오히려 국채금리가 내려가는 경우가 많았다.
S&P는 등급하향의 변을 적은 성명서에서 미국 정치과정, 위기극복능력에 대한 실망감을 짙게 토로했다. 성명서 본문 첫머리에 S&P는 부채협상 과정에서 여야의 극단적인 정치대립을 보면서 미국이 재정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인식케 됐다고 말했다.
중기재정계획안도 이같은 간극을 메우기 힘든 벼랑끝 대치속에 급조돼 신뢰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무디스 등 다른 신평사 견해와 많이 틀리다. 무디스는 국가의 지불능력과 의사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정치과정에 대한 판단보다 당장 디폴트 가능성이 있느냐 아니냐에 더 중점을 뒀다. 즉 부채한도가 올라가 지불의무를 이행할 수 있다고 보고 Aaa 등급을 유지했다. 다만 부채가 통제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부정적 등급전망으로 표현했다.
하향시기가 더문제.."중국의 재확약이 투심안정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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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찜한 것은 시기다. 투자심리가 약화될 대로 약화된 상황에서 나온 악재라는 점에서 뜻밖의 불상사를 배제하기 힘들게 한다. 그나마 금요일 저녁에 발표돼 주말 충격을 삭힐 시간은 주어졌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미국에선 경제의 더블 딥(경기재침체) 위험이 공포스럽게 느껴지고 있다. 유럽에선 재정위기가 스페인, 이탈리아로 번지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있다. 여기다 주요 증시 지지선이 한꺼번에 망가진 상태다. 아래가 뻥 뚫린 상황에서 약간의 불안요인만 있어도 투매가 울컥 나올 수 있는 위태로운 지경이다.
다우지수가 513포인트나 폭락한 4일 특별한 악재는 없었다. 굳이 있다면 유럽중앙은행이 역내 채권매입을 재개하면서도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매입을 배제한 것이 화근이었다. 평소때는 문제가 안될 이슈지만 워낙 살얼음판이다 보니 도화선이 됐다.
5일에도 이같은 일이 나타났다. 개장초 170포인트나 오르던 다우지수가 순식간에 245포인트 주저앉은 데는 S&P의 미국 등급하향 루머가 한몫했다. 공포지수로 통하는 S&P500 변동성지수(VIX)도 5일 일본 지진직후보다 높은 32로 마감했다.
패닉을 막을 유력한 구원투수가 있다면 중국이다. 투자심리 안정을 위해 세계최대 외환보유국가이자 최대 미국채 투자국인 중국이 미국채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파로스 트레이딩의 더글라스 보스위크는 "중국으로부터 모종의 언급을 기대하고 있고 그것이 시장에 천금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으로선 이번이 미국에 발언권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월요일 개장전까지 나오면 금상첨화겠지만 정치적 효과가 극대화되는 시기를 고르려 할 가능성이 많아 예단은 어렵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6월말 현재 3조2000억달러에 달한다. 정확한 자산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그중 70%가 달러자산으로 추정된다.
엔고와 싸우고 있는 일본은 일찌감치 미국채 투자를 변함없이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