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펜타닐 관세 철폐 결의안 통과, 트럼프 "심각한 대가" 으름장

미국이 캐나다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는 결의안이 11일(현지시간) 미 하원을 통과했다. 공화당 일부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과 표를 합쳐 가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공화당 내부 지지가 흔들리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현지 언론은 해석하고 있다.
이날 미 하원은 찬성 219표, 반대 211표로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관세 부과를 철폐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 218석 대 민주당 214석으로 공화당이 과반이다. 그러나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6표나 나와 결의안 통과에 힘을 보탰다. 결의안 통과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은 △돈 베이컨 △케빈 카일리 △토마스 매시 △제프 허드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댄 뉴하우스 등이었다. 민주당에서는 1명이 이탈했다.
매시 의원은 결의안 투표 당일 엑스(X) 글에서 "과세 권한은 행정부가 아닌 의회에 있다"면서 '트럼프 관세'는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컨 의원은 과거 정치매체 더힐 인터뷰에서 "캐나다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부당하게 공격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 관세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하원 투표가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원이나 상원에서 관세에 반대표를 던지는 공화당 의원이 있다면 예비선거 단계부터 심각한 대가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공화당 의원이라면 (관세라는) 특권을 없애는 데 손을 보태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럼에도 '6명의 반란'은 이행됐다.
이번 결의안은 캐나다에서 펜타닐이 대량 밀반입된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은 거짓이라는 취지다. 실제로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 등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미국으로 유입된 펜타닐 중 캐나다산은 0.1% 미만이었다.
미국 언론들은 결의안이 상원에서도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지난해 10월 미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는 결의안 표결이 있었는데 공화당에서 이탈표 4표가 나와 가결됐다. 물론 결의안이 상원 문턱을 넘어도 트럼프 대통령 거부권에 가로막힐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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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미 언론들은 지난 10일까지 3표였던 공화당 이탈 표가 6표로 늘어난 사실에 주목한다. 뉴욕타임스(NYT)는 "무역 문제에 대한 (의회) 권한을 백악관에 계속해서 양보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불만, 관세 때문에 유권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공화당 의원들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관세 장벽을 더욱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측근들에게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 협정(USMCA)에서 탈퇴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느냐"며 협정 탈퇴를 원한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USMCA는 오는 7월1일 협정 갱신 절차를 거친다. 협정이 갱신되면 USMCA는 2042년까지 16년 더 존속한다. 갱신되지 않는다면 2036년협정 만료까지 매년 재검토 절차를 밟아야 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무역 분야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USMCA 탈퇴를 거론할 수 있다고 지난해부터 여러 번 경고했다.
이 같은 블룸버그 보도에 대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보도 내용을 믿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도 그런 말은 나온 적 없다"고 말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USMCA 재검토를 포함해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거론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멕시코, 캐나다를 통해 미국에 펜타닐과 불법 이주민이 대량 유입되는 것은 국가비상사태라면서 IEEPA를 발동,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캐나다에 대한 펜타닐 관세율은 지난해 8월 35%로 인상됐다. USMCA이 적용되지 않는 물품에 대해 펜타닐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다.